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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균기자의 한국의 골프장 산책>충북 충주시 동촌GC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30 11:05

수정 2015.09.30 11:05

중부권 대표적 친환경골프장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충북 충주시 동촌GC 서코스 9번홀.
중부권 대표적 친환경골프장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충북 충주시 동촌GC 서코스 9번홀.

충주(충북)=정대균골프전문기자】필자는 개인적으로 골프장에 갈 때 고속도로보다는 국도나 지방도로를 선호한다. 일종의 '느림의 미학'이라고나 할까, 쌩쌩 달리기 보다는 좀더 여유롭게 천천히 가면서 목가적 풍경을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아카시아 꽃이 하얗게 핀 동구밖 과수원길을 가듯 가는 길이 아름다운 골프장은 코스도 십중팔구 아름답다. 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동촌GC(대표이사 김동철) 같은 경우다. 2012년에 개장한 이 골프장의 첫 인상은 영락없는 '뒷동산 과수원'이다. 코스 곳곳에 사과, 복숭아, 매실, 모과, 살구, 감, 배, 자두 등 다양한 종류의 유실수가 널려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봄에는 형형색색의 화사한 꽃으로, 가을에는 탐스러운 열매로 또 다른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이 골프장은 수도권 최고 명문 코스인 경기도 광주 남촌CC의 아우다. 동촌이라는 이름도 남촌보다 동쪽에 있어서 얻게 됐다고 한다. 동촌GC는 국망산을 든든한 백그라운드 삼아 조성된 중부권 대표적 친환경골프장이다. 이 골프장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힐링'인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거기에 한반도의 가운데 즉, '중원'이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켜켜이 쌓여진 역사의 숨결이 또 하나의 스토리를 제공한다. 이 지역이 삼국시대 때부터 점유와 교체가 빈번했던 전략적 요충지라는 걸 입증이라도 하듯 골프장 공사 때 다수의 유물이 발견되었다. 그 유물들은 발굴조사를 마친 뒤 국가에 귀속돼 현재는 청주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역사 유적지 또한 골프장 주변에 산재해 있다. 따라서 동촌GC에서의 라운드는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그 자체가 '역사기행'이 된다. 우선 골프장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국망산의 스토리를 접하면 마음이 숙연해진다. 국망산은 명성황후가 임오군란을 피해 이 지역 초가에 기거하면서 매일 봉우리에 올라 한양을 바라보며 나라를 걱정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고구려가 남한강 유역에 진출한 사실을 보여주는 국보 제205호 중원고구려비, 신라의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켜면서 망국의 한을 달랜 곳이자 임진왜란 당시 신립장군이 장렬하게 최후를 맞이한 순국의 현장인 탄금대, 뺏고 빼앗기는 삼국시대의 치열했던 전투가 생생하게 그려지는 장미산성, 한반도의 중앙임을 입증케한다는 국보 제6호 탑평리 7층석탑 등 즐비하다.

라운드와 역사탐방으로 찾아온 피로는 온천으로 해소하면 된다. 골프장 인근에는 우리나라의 온천의 고유명사가 된 수안보온천을 비롯해 많은 온천이 있다. 약알칼리성 온천인 수안보 온천은 리듐을 비롯한 칼슘, 나트륨, 불소, 마그네슘 등 인체에 이로운 각종 광물질이 함유돼 특히 세포 노화를 지연하는 효과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국가 대표급 탄산 온천수인 앙성 탄산온천, 아토피피부염과 만성류마티즘, 부인병에 이롭다는 입소문을 타고 연중 온천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문강유황온천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수려한 산세를 적극 활용한 휴양림과 쾌적한 숙박시설까지 도처에 널려 있으니 가족단위, 동호인 단위의 '힐링 골프 투어지'로는 최적지가 아닐 수 없다.

동촌GC는 각각 9홀인 동, 서코스의 18홀(전장 7207야드)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자연수림대 및 암반을 최대한 보존해 만든 동코스는 고도의 전략을 요하는 전형적인 산악형 코스인 반면 다양한 연못과 평탄한 지형에 서코스는 호쾌한 샷을 날릴 수 있는 도전적 코스다. 코스 전체가 정남향에 위치하고 있으며 페어웨이 폭도 형님인 남촌CC에 버금갈 정도로 넓게 조성됐다. 눈이 부실 정도로 새하얀 순백의 모래로 채워진 벙커와 울창한 숲이 토해내는 푸르름이 연출하는 하모니도 장관이다. 페어웨이 잔디는 남촌과 마찬가지로 중지인데 그 관리가 매우 잘돼 한 마디로 빈틈이 없을 정도다.

동촌GC의 풍광은 흑경암, 삼선대, 연지암 등 이른바 '동촌 3경'으로 충분히 설명될 수 있다. '흑경암'은 동코스 4번홀 페어웨이에서 그린까지 뻗은 흑색의 거대한 바위를 말한다. 멀리서 보면 마치 검은 고래를 연상케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여름철에는 녹색의 숲, 겨울철에는 설경과 대비돼 장관을 연출한다. '삼선대'는 동코스 5번홀 그린 옆 폭포수를 말한다. 이 폭포수는 풍화암 절벽에서 세 줄기로 떨어지는데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마치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마지막으로 '연지암'은 서코스 1번홀 티잉그라운드 옆에 우뚝 서있는 커다란 바위다. 독립된 암석으로 예로부터 이곳 마을 사람들은 신선바위로 부르며 이곳에서 소원을 빌기도 했다.

동촌GC의 캐치프레이즈는 '함께하고 참여하며 나누는 클럽'이다. 그 일환으로 2013년에는 '256 랠리 라운드 1004'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4월부터 12월까지 8개월에 거쳐 주말을 제외한 매일 2팀씩 총 251팀, 총 1004명이 동참했다. 무료 라운드 후 이들이 기탁한 성금 1억8000여만원은 사랑의 휠체어보내기, 한국 피해자지원협회, 한국 컴패션 등과 같은 단체에 기부됐다. 그것을 계기로 동촌GC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접근성도 빼어나다. 중부내륙고속도로와 2013년 8월 14일 개통한 동서고속도로가 만나는 중부권 교통 요지에 자리잡고 있어 중부고속도로 동서울톨게이트 기준 1시간 이내, 천안, 평택, 원주, 대전 지역에서는 40~5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교통의 요지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북충주 톨케이트에서 5분 거리다.

golf@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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