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관합동 규제개선 추진단 등을 통해 건의 받은 기업, 지자체의 애로를 적극 반영해 불합리한 국토교통 규제를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1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유일호 장관 주재로 국토교통 규제개혁 현장점검회의를 열고 10개 과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공장증축 쉬워진다 .. 건페율 규제개선
우선 녹지·관리지역 지정되기 전에 준공된 공장을 증축하기 위해 연접부지를 매입한 경우 필지 합병을 전제로 건폐율 한시 특례(20%→40%)를 적용, 기존부지 내 공장증축을 허용키로 했다. 현행법상 건폐율 특례는 기존부지와 편입부지에 각각 적용돼 연접부지를 매입해도 기존부지 내 공장을 증축할 수 없다. 국토계획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12월부터 시행된다.
일반 주거지역 내 1000㎡ 미만의 빵·떡류 공장을 짓는 것도 12월부터 가능해진다. 현재는 공장이 500㎡ 미만일 때만 제조업소로 일반 주거지역에 들어설 수 있다. 빵·떡 공장과 유사한 두부공장의 경우 주거지역 입지를 허용한다는 점과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받기 위해 공장 규모가 800∼1000㎡가 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아울러 국토계획법상 생산관리지역 내 농촌융복합산업지구로 지정된 지역에는 전통음식체험교육관 등 교육원과 함께 휴게·일반음식·제과점을 설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농업의 6차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생산녹지지역에 있는 농산물 산지유통시설(APC)에 대해서는 건폐율을 현재 20%에서 60%로 완화키로 했다. 지역 특산물의 가공·포장·판매 수요 증가에 따른 APC 증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거지역 일조권 규제 합리화
국토부는 또 12월까지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 도시계획시설의 위치와 상관없이 도로와 도시계획시설의 너비 합이 20m를 넘으면 일조권사선제한 적용을 배제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행 건축법 시행령은 주거지역 건물의 대지가 너비 20m 이상 도로에 접하면 일조권사선제한을 적용받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도로와 대지 사이에 공원 등 도시계획시설이 있으면 이 역시 도로로 포함돼 일조권사선제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에 따라 일조권 관련 건축규제 개선으로 도시 미관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도로건설사업 등 공익사업으로 주택이 철거될 경우 사업인정고시 이후에 집을 샀더라도 주택 이축을 허용하도록 개발제한구역법 시행령을 개선할 방침이다.
건물 옥상에 설치되는 태양광에너지 설비 설치기준도 완화된다. 현행 판매용 설비의 경우 발전시설로 간주해 주거·녹지지역 등에 입지를 제한하고 있다. 국토부는 판매용 태양광 설비도 전기를 자가이용하는 것이 주목적이고 남는 전기를 판다는 점을 감안, 부속 건축설비로 해석하기로 했다.
■임대사업자에 주택 통매각 허용 등
주택공급 관련 규제도 해소키로 했다. 먼저 미사용 국공유지 매각절차를 개선해 토지이용수요가 있는 부지에 대해 우선적으로 매각할 수 있도록 했다. 소요기간이 2년에서 3개월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앞서 주택임대사업자가 건설사업자로부터 주택 전체를 '통매입(분양)'하는 것이 가능하게 한 주택공급규칙을 일부 지자체 조례가 허용하지 않는 점도 개선한다.
국토계획법에 따라 주거형 지구단위계획을 세울 때 도시공원법에 비해 높은 공원면적을 요구한다는 점도 완화된다. 현행 '거주인구당 공원면적 3㎡ 확보'를 '거주인구당 공원 및 녹지면적 3㎡ 확보'로 12월까지 바꾼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이번 규제개혁을 통해 약 7800억원의 투자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유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규제개혁은 의미없다"며 "법령 등 단순 제도개선에 그치지 않고 기업 애로해소 전담팀을 본격 가동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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