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한갑수기자】 인천시는 시립박물관 소장 유물 가운데 중국 철제범종과 평양성도, 노송영지도 등 5점을 보물 등 국가문화재로 지정 신청한다.
인천시는 문화재위원회를 개최해 시립박물관 유물 5점을 국가문화재로 지정 신청하고, 유물 4점을 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인천시립박물관 소유 문화재를 국가문화재로 지정 신청하는 것은 박물관이 개관한 이래 70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신청결과가 주목된다.
현재 인천시에는 국보 1점과 보물 28점이 있고 이중 대부분 민간박물관이나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국가문화재 지정 신청 유물은 중국 철제범종 3점과 평양성도, 노송영지도 등 회화작품 2점이다.
송·원·명대 철제범종은 높이가 2m에 이르는 큰 종으로 조각수법도 우수하고 무엇보다 명문이 남아 있어 제작시기와 주조지역을 추정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중국 대륙 내에도 이와 같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큰 종은 80점 정도밖에 없어서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종들은 모두 중국 하남성에서 제작 및 사용됐던 것으로 2차 대전 당시 중국에서 일본에 의해 강제로 공출돼 부평 조병창에 옮겨진 뒤 용광로에 녹여지기 전에 살아남아 시립박물관에 보관돼 왔다.
이 종들은 외국 유물이지만 130여년 전 개항 이후 인천, 더 나아가 한반도가 겪었던 굴곡진 노정을 보여주는 유물로 역사적 의미와 가치가 높다.
평양성도와 노송영지도는 시립박물관 분관인 송암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작품이다. 평양성도는 평양성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그린 회화식 지도로서 8폭 병풍으로 만들어졌다. 현존하는 평양성도 중 가장 이른 시기인 18세기 후반에 그려졌으며 정교하고 세련된 필치와 채색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노송영지도는 겸재 정선이 80세(1755년)에 그린 만년의 대작으로 대가의 노련한 필치를 엿볼 수 있다. 꿈틀대는 형태와 진한 먹색의 소나무 아래 작고 다소곳한 분홍빛 영지버섯을 배치해 음양을 조화시킨 우수한 회화작품이다.
한편 러시아 바리야크함 깃발,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목조보살좌상, 시왕도 등이 새롭게 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이번 문화재 지정은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인천 가치 재창조'의 일환으로 인천의 역사와 예술, 문화적 가치를 담고 있는 유물의 문화재 지정을 통해 그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조우성 인천시립박물관장은 "시립박물관 소장 유물 중 귀중한 유물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시민들에게 문화재에 대한 이해와 인천 지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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