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김빛내리 연구팀
국내 연구진이 뇌에서 장기 기억이 형성될 때 일부 유전자는 단백질 합성 활동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이는 장기 기억이 형성되려면 뇌에서 단백질 합성이 일어나야 한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는 것으로, 기억을 방해하는 유전자를 찾아낸 셈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치매나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같은 각종 뇌질환 치료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강봉균 서울대 교수(사진) 연구팀과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 연구팀이 뇌에서 장기 기억이 형성되는 동안 일어나는 유전자 조절 현상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 온라인판 10월 2일자에 게재됐다.
뇌의 양쪽 측두엽에 있는 해마는 장기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로 알려졌다. 학습한 내용이 뇌에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려면 이 해마에서 단백질 합성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장기 기억이 형성될 때 수만개에 달하는 전체 유전체 중 어떤 유전자가 단백질로 만들어지는지 등은 기술적 한계로 인해 밝혀지지 못했다. 이와 관련 강 교수와 김 단장 연구팀은 수천 개의 유전자가 단백질로 만들어지는 정도를 한꺼번에 측정할 수 있는 '리보솜 프로파일링' 기술을 도입, 장기 기억이 형성될 때 뇌의 해마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장기 기억이 형성될 때 해마에서의 전체적인 단백질 합성 효율은 낮게 유지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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