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통영함 납품비리' 황기철 前해군총장 무죄 선고(종합2)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05 18:25

수정 2015.10.05 18:25

통영함 납품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58)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앞서 황 전 총장에 대해 징역 5년의 실형을 구형했던 검찰은 이번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현용선 부장판사)는 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황 전 총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석방했다.

재판부는 또 황 전 총장과 함께 음파탐지기 평가 결과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오모 전 대령(57·구속기소)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황 전 총장이 지난 2009년 통영함 장비 납품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진급할 욕심으로 당시 총장이었던 정옥근 전 총장의 해군사관학교 동기인 김모씨(63·구속기소)가 소개한 미국계 H사의 음파탐지기를 성능이 미달했음에도 납품업체로 결정되도록 지시한 혐의로 지난 4월 기소했다.
당시 황 전 총장은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준장)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는 피고인을 만난 사실은 있지만 음파탐지기 납품사업을 잘 검토해달라고 구체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피고인이 김씨로부터 통상의 장비 소개를 넘어 부정한 청탁을 받았음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인 승진 목적에 관해서도 "피고인의 근무평정은 규정상 방위사업청에 파견된 군인의 경우 방위사업청장이 근무평정권을 갖고 있어 해군참모총장이 평정에 관여할 수 없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무죄 판단에는 오 전 대령이 검찰에서 '황 전 총장이 정 총장의 동기인 김씨가 하는 사업이니 신경써서 도와주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했다가 법정에서 번복한 사실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재판부는 H사에 로비를 해주겠다고 약속해 4억3200만원을 받고 해군총장에게 전달해야 한다며 사례비 5000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 등)로 기소된 김씨(예비역 해군 대령)에게는 징역 4년에 추징금 4억82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할 방침을 세웠다. 검찰은 "황 전 총장이 해군 무기사업의 실질적 최종 책임자였음에도 부하 장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등 개전의 정이 전혀 없다"며지난달 21일 결심 공판에서 황 전 총장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구형한 바 있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관계자는 "국방력에 중대한 손실을 초래한 방위사업비리 주책임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결과를 초래해 매우 아쉽다"며 "법정에서 드러난 많은 물적 증거와 증언을 제대로 판단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피고인들의 변명만을 받아들인 판결로 판단돼 항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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