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4분기 철근값 인하, 제강사 부담 커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08 16:57

수정 2015.10.08 21:58

t당 58만5000원 성수기에 오히려 인하.. 시중에선 59만원선
4분기 철근값 인하, 제강사 부담 커져

4.4분기 철근 기준 가격이 유통가격보다 못한 수준에 전격 합의되면서 그동안 '철근 특수'를 누렸던 제강사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불황을 겪고 있는 철강업종에서 철근 호조로 그나마 예외적인 특수를 누린 제강사들은 이번에 기대에 미치지 못한 철근 기준 가격 합의에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철근은 올들어 국내 건축경기 호조로 수요가 폭증, 비수기였던 2.4분기에도 가격이 그대로였지만 본격 성수기 시즌에 철근값이 인하돼 업계로서는 수익구조를 재점검할 처지에 놓였다.

■철근값 인하로 특수 효과 사라져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등 제강사와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최근 4.4분기 철근 기준가격을 t당 58만5000원으로 확정했다. 철근값은 지난해 1.4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 올들어 늘어난 수요덕택에 2.4분기와 3.4분기 잇달아 동결되면서 예기치 않은 호황기 모습을 보였다.

업계선 재고 물량이 30만t 미만으로 공급부족 상태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철스크랩 등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면서 건설자재업체는 오히려 철근값 하락 압박을 계속해 왔다. 이에 맞서 제강업계는 공장 풀가동 등에 따른 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최소 동결을 주장했지만 결국 이를 관철시키진 못한 것이다.
일각에선 국내 철근 가격이 국제 시세와도 맞지 않아 이같은 가격 인하는 예견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인하된 가격은 t당 60만원이었던 전분기 대비 1만5000원 하락했고, 지난해 1.4분기와 비교하면 14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대규모 단위로 제품이 거래되다보니 t당 1만∼2만원 가격에서도 업체는 극도로 민감한 반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인하 합의는 의미심장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더욱이 이 기준 가격은 실제 현장 유통가격보다 밑도는 수준이어서 향후 유통가격을 다시 끌어내릴 수 있는 재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이후 공급 경쟁 치열해질듯

시중 유통가격은 연초 t당 57만원선이었고 1.4분기엔 53만원도 거래됐지만 그후 수요가 몰리면서 59만원, 60만원선까지 올랐다. 현재 시중에선 58만∼59만원선으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철근이 남아돌아 제강사들은 각종 할인책을 써가며 자재업체에게 철근을 기준가보다 낮게 제공했지만, 올해 들어선 할인없이 제값을 받고 팔았다.
하지만 기준가격이 58만원선으로 내린 지금은 유통가격이 기준가격을 웃도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이재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철근 공급 부족 국면에서 기준 가격이 내린 것은 가격 주도권이 공급자에 있지 않다는 의미"라며 "중국의 값싼 철근 등 대안재가 계속 나오고 있어 현재 가격 유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지금 수급 상태로는 4.4분기까지 제강사들이 이익을 보겠지만 내년이후로는 공급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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