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국감 마지막 날까지 파행‥교문위 질의없이 막말·고성 정면충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08 17:19

수정 2015.10.08 17:19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8일 11개 상임위원회에서 열렸지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중·고교 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놓고 여야 의원이 정면 충돌하면서 국감이 파행되는 등 국감은 마지막까지 파행으로 얼룩졌다.

여야는 이번 국감을 시작하면서 생산적인 민생 국감, 정책 국감을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파행을 거듭하는 '파행 국감', 여야 의원 간 삿대질을 하고 고성이 오가는 '호통 국감', 알맹이 없는 '수박 겉�기 국감' 등이 반복되면서 저질국감의 집합체가 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교육정책의 문제가 아닌 20대 총선을 6개월 앞둔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면서 이날 교문위 국감장은 향후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한 여야의 전쟁터을 방불케했다.

■'고성' '반말' 질의없이 파행된 교문위

이날 교문위 국감은 예상했던 대로 중·고교 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놓고 여야 의원이 고성을 지르고 반말까지 난무하면서 제대로 된 질의 한 번 없이 파행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보고를 듣기도 전에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사교과서의 국정화 추진 사실 여부를 밝히라며 몰아세웠고, 새누리당은 끊임없이 반발하면서 여야가 정면 충돌했기 때문이다.
황 부총리는 여야의 공방을 1시간 30분 넘게 들은 뒤에야 형식적인 답변이나마 내놓을 수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교육부의 부실한 자료요청을 문제삼으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공세 고삐를 쥐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은 "히틀러의 나치가, 일본 제국주의가, 북한이, 유신독재가 국정교과서를 했고 민주화가 되면서 검인정 체제로 바꿨다"면서 "대통령이 대단히 잘못하고 있는데 이럴 때 잘못하고 있다고 얘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배재정 의원은 "아버지는 군사 쿠테타, 딸은 역사 쿠데타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쿠데타라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큰소리를 냈고,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은 감사와 관련없는 의사진행 발언은 제지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배 의원이 "딸은 역사 쿠데타, 이런 말은 왜 못합니까"라고 되받아치는 과정에서 "이 사람 말 조심해" 등의 반말이 터져나왔다.

국감장이 결국 아수라장으로 변하면서 교문위 국감은 본 질의를 들어가지 못한 채 2시간 여 뒤 급기야 박주선 교문위원장이 "원만하게 회의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정회를 선포한 뒤 파행됐다.

■황우여 "독재·친일 미화 교과서 없다"

황 부총리는 파행 전 교문위 야당 위원들의 중·고교 국사교과서의 국정화 방침을 밝히라는 집중 공세에 "행정절차에 따르고 있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그는 "교육부가 구분고시한 뒤 절차를 거쳐 확정한다"면서 "사전에 교육부 장관이 예단을 갖도록 여러 얘기를 하면 절차적 문제가 있어 상세한 말씀을 못하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것이 친일과 독재 행위를 미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야당의 끊임없는 의혹 제기에 "교육부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것이 가능하겠냐"고 반문하며 이를 일축했다.

황 부총리는 또 "박근혜 대통령이 교육부에 내린 큰 지침은 '균형 잡힌,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라'는 것"이라면서 "국론을 통합하고 어떻게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어 자라나는 미래에 제대로 된 교과서 만들까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야 교문위원은 국감장 밖에서 각각 회의를 열고 공방전을 지속했다.

새누리당 교문위원이 중심이 된 역사특위는 회의를 열고 "야당이 통합교과서에 '국정화'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워 정치공세를 한다"고 반발했고, 새정치민주연합 교문위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정부는 친일독재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중단하라"고 규탄했다.
또 교육부가 새누리당 한 특위 위원에게 제출한 문서 공개 여부를 두고 속개된 교문위에서 공방을 이어갔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최미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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