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2015년 19대 국회 국정감사 마지막날, 국국사 국정화 놓고 충돌.. 끝까지 파행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08 17:41

수정 2015.10.08 21:42

野 배재정 의원 "딸이 역사 쿠데타" 막말
與 안홍준 의원 "이사람 말 조심해" 반말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8일 11개 상임위원회에서 열렸지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중.고교 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놓고 여야 의원이 정면충돌하면서 국감이 파행되는 등 국감은 마지막까지 파행으로 얼룩졌다.

여야는 이번 국감을 시작하면서 생산적인 민생국감, 정책국감을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파행을 거듭하는 '파행국감', 여야 의원 간 삿대질과 고성이 오가는 '호통국감', 알맹이 없는 '수박 겉핥기 국감' 등이 반복되면서 저질 국감의 집합체가 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교육정책의 문제가 아닌 20대 총선을 6개월 앞둔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면서 이날 교문위 국감장은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 간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고성·반말, 질의 없이 파행된 교문위

이날 오전 교문위 국감은 예상했던 대로 중.고교 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놓고 여야 의원이 고성을 지르고 반말까지 난무하면서 제대로 된 질의 한번 없이 파행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보고를 듣기도 전에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사교과서의 국정화 추진 사실 여부를 밝히라며 몰아세웠고, 새누리당은 끊임없이 반발하면서 여야가 정면충돌했기 때문이다. 황 부총리는 여야의 공방을 1시간30분 넘게 들은 뒤에야 형식적인 답변이나마 내놓을 수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이 "아버지는 군사 쿠데타, 딸은 역사 쿠데타를 벌이고 있다"고 박 대통령을 집중 공세하자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은 "쿠데타라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큰소리를 냈고, 배 의원이 다시 "딸은 역사 쿠데타, 이런 말은 왜 못합니까"라고 되받아치는 과정에서 "이 사람 말조심해" 등의 반말이 터져나오며 국감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제대로 된 질의 한번 진행되지 않고 박주선 교문위원장이 결국 "원만하게 회의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정회를 선포한 뒤 파행됐다.


오후에도 파행은 계속됐다. 특히 교육부가 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에만 현행 교과서의 편향성 문제를 담은 '고교 역사 교과서 분석'이라는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발끈하면서 여야 갈등은 정점을 찍었다.

여야 교문위원은 국감장 밖에서 각각 회의를 열고 공방전을 지속했다.

새누리당 교문위원이 중심이 된 역사특위는 회의를 열고 "야당이 통합교과서에 '국정화'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워 정치공세를 한다"고 반발했고, 새정치민주연합 교문위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국감장으로 올라와 새누리당이 불참한 상태에서 열린 국감장에서 "친일독재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 등 피켓을 들고 규탄을 이어갔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교문위 국감장을 찾아 황 부총리에게 "(정부가) 친일 미화, 독재 미화 교과서를 만들려고 한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황우여 "독재.친일 미화 교과서 없다"

황 부총리는 교육부가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것이 친일과 독재 행위를 미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야당의 끊임없는 의혹 제기에 "교육부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겠냐"고 반문하며 이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교육부에 내린 큰 지침은 '균형 잡힌,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라'는 것"이라면서 "국론을 통합하고 어떻게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어 자라나는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된 교과서를 만들어줄까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부총리는 또 교문위 야당 위원들의 중.고교 국사교과서의 국정화 방침을 밝히라는 집중 공세에 "행정절차에 따르고 있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그는 "교육부가 구분고시한 뒤 절차를 거쳐 확정한다"면서 "사전에 교육부 장관이 예단을 갖도록 여러 얘기를 하면 절차적 문제가 있어 상세한 말씀을 못하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최미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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