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잃어버린 가족찾기] "34년전 지훈이라는 이름으로 보호시설 맡겨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11 16:58

수정 2015.10.11 16:58

가족 찾는 윤모씨 유전자 등록
캐나다 50대 남성도 사연 접수 "두살때 헤어진 친어머니 찾고파"
34년 전 보호시설에 맡겨질 당시의 윤모씨 사진.
34년 전 보호시설에 맡겨질 당시의 윤모씨 사진.

34년 전에 보호시설에 맡겨져 성장한 30대 남성이 가족을 찾고 싶다는 사연이 접수됐다. 현재 유전자(DNA) 등록을 마친 이 남성은 자신이 어떤 경로로 보호시설에서 성장하게 됐는지 전혀 몰라 가족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 보호시설, 유관기관의 도움이 절실한 상태다.

두살 때 헤어진 어머니를 찾고 싶다는 50대 남성의 사연도 접수됐다. 캐나다에 거주 중인 이 남성은 성장 과정에서 친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 어머니의 생사 여부라도 알 수 있으면 좋겠다며 파이낸셜뉴스와 '잃어버린 가족찾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11일 경찰청 아동·여성·장애인 경찰지원센터에 따르면 윤모씨(37)는 세살 때 가족들과 헤어진 뒤 미아보호소, 고아원 등에서 성장했다. 그가 보호시설에 맡겨질 당시 한 장의 메모지가 있었으며 '지훈'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윤씨는 '지훈'이 자신의 본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성은 보호시설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윤씨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부터 가족 찾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보호시설에 보관 중인 자신의 자료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 자료에는 '지훈/2월 20일 오시'라는 문구와 입소할 당시의 윤씨 사진이 함께 첨부돼 있었다. 그는 가족들을 찾기 위해 유전자 등록을 마쳤지만 아직 일치하는 유전자를 발견하지 못한 상태다. 윤씨는 "가족을 찾는 데 있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점이 답답하다"며 "현재 가족을 찾기 위한 단서는 보호시설에서 확인한 자료가 전부"라고 말했다.

또 고모씨(53)는 두살 때 헤어진 어머니 '오정희'씨를 찾고 싶다고 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고씨는 "대여섯살이 되던 해에 동네의 한 할머니가 골목을 가리키면서 '너 엄마가 저기에서 널 찾는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러나 젊은 아주머니가 나를 보더니 5초도 안돼 몸을 숨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고씨는 "당시는 사회적으로 가난할 때라서 넝마주이들도 많고 아이들을 잡아간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겁을 먹고 집으로 달려가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렸더니 어머니께서는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며 "5초도 안되는 시간에 약 50m 전방에서 본 그 아주머니의 모습이 생생하다"고 덧붙였다.


고씨의 아버지와 친어머니는 지난 1960~61년 사이 만나 교제했으며 고씨가 두살이 되던 해에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친어머니는 아버지에게 고씨를 맡기고 떠났다는 것이다. 당시 고씨는 인천 율목동에서 거주했다.
이후 친어머니와의 연락이 두절됐으며 친어머니가 인천의 한 극장 앞에서 살던 중 백령도로 이사를 갔다는 풍문만 전해들었다고 고씨는 전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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