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시, 남산 곤돌라 설치 어찌하리오..속사정은?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13 16:44

수정 2015.10.13 16:44

서울 남산을 오르내리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곤돌라 도입을 주요 골자로 하는 서울시의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계획 발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전체적인 재생계획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는 것이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다. 현재 남산에서 운영 중인 케이블카 업체와 중복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생사업 발표 잇단 연기…왜?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남산 예정자락 재생사업 계획(안) 발표가 시점을 정하지 못한 채 계속 연기되고 있다. 당초 서울시는 지난달 7일 서울 명동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시민공청회를 열고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계획(안)'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계획에 따르면 현재 서울 예장동 교통방송청사(2개동), 남산 제2청사(2개동)를 중심으로 공공청사 철거 후 공원 및 관광버스 주차장을 조성하고 단절된 명동∼예장자락 보행환경 개선 및 10인승 곤돌라를 신설하는 방안이었다. 곤돌라 설치는 명동과 맞닿은 예장 자락 주차장에서 남산 정상까지 888m를 운행하고 10인승 곤돌라 20대가 순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준비 상황을 문제로 서울시는 발표를 1차례 연기 결정했고 이후 구체적인 발표 시점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7일 시는 예장자락 재생사업 설계공모를 진행할 관리업체를 선정하는 '예장자락 남산공원 재생사업 설계공모 관리용역'을 입찰공고했다"며 "계획안을 발표할 시점을 정하지 못했고 용역이 마무리되고 설계공모가 이뤄질 12월 이전에는 계획안이 발표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예장자락 재생사업에 대한 계획안을 마무리했고 내부조율 정도만 남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도 발표하지 못하는 것은 설치를 계획 중인 곤돌라와 현재 운영 중인 카이블카와 중복을 피할 길이 마땅찮아서로 보인다.

남산 곤돌라 설치 초기 서울시는 1962년부터 운영해 노후한 남산 케이블카를 철거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인·허가 권한이 서울시에 없다는 점 때문에 이뤄지지 못했다.

남산 케이블카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삭도공업은 민간 기업으로, 허가 당시 사업기간을 명시하지 않아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제한 없이 영업할 수 있다.

■요금 낮추려 하자 '민간기업 죽이기'

이어 거론된 방안은 곤돌라 요금을 낮춰 케이블카와 경쟁하는 방안이었다.
실제 서울시는 8500원(대인왕복 기준)인 케이블카 요금보다 낮은 5000원으로 사업타당성 조사를 진행,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은 바 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이번에는 '민간기업 죽이기' '중복투자' '예산낭비'라는 비판여론이 나오면서 곤돌라 설치 계획은 원점으로 돌아간 것.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계획이 마무리된 상황에도 핵심인 곤돌라 사업이 표류하면서 재생계획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계획 발표가 늦어지는 것은 곤돌라 설치에 따른 케이블카와 중복 문제를 확정하지 못한 점과 계획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각 부서에서 올라오는 요구를 취합중으로, 규모가 커질지 작아질지 미정"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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