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밀리만코리아 대표 "보험사, 장기적 재무건전성 확보하라"
"캐나다는 미국보다 훨씬 앞선 회계 선진국입니다. IFRS4 2단계에 대한 준비가 이미 충분할 정도입니다."
21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8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캐나다의 지급여력 감독제도와 회계제도의 시사점'을 주제로 강연한 밀리만코리아 안치홍 대표는 이를 특히 강조했다.
캐나다는 보험회사의 준비금 시가평가방식을 미국보다 훨씬 이른 1990년대 초반부터 준비해 왔다. 이 같은 '탄탄한 기반'이 캐나다가 호주와 더불어 전 세계에 둘뿐인 'IFRS4 2단계 준용국'이 된 배경이 됐다.
미국은 2014년까지 IFRS4 2단계를 검토하다 결국 독자적 감독회계(US GAAP)를 고쳐 쓰기로 했고, 유럽은 IFRS4보다는 감독회계인 솔벤시2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회계와 감독회계를 '일원화'하는 것은 좋지만 사전준비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매우 큰 비용과 노력이 드는 작업이기 때문이라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안 대표는 "IFRS4 2단계나 솔벤시II를 적용하려면 캐시플로를 만드는 노하우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캐나다와 호주는 계리적인 기능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준비된 나라"라면서 "두 나라는 시가평가 준비금 방식을 1990년대 초반부터 준비해온 노하우가 있어 시스템적으로나 업무적으로 IFRS4 2단계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의 사례가 우리나라와 겹치는 부분을 찾자면 각 주마다 다른 법을 적용하는 미국이나 회원국 간의 협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유럽연합(EU)과 달리 캐나다의 경우 감독당국이 연방 수준에서 활동해 법 체계를 바꾸는 것이 쉬웠다는 것.
반면 회계기준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지급여력제도를 살펴 보면 한국은 캐나다에 비해 크게 느슨한 편이다. 안 대표는 "재무건전성을 인정받기 위해 우리는 위험기준자기자본(RBC)이 분기 말이나 연도 말에 일정 수준만 넘으면 되지만, 캐나다는 회사 재무·재정사항을 10년간 내다봐 재정 불능 상태가 초래될지 여부를 점검하게 한다"고 비교했다.
안 대표는 캐나다가 오랜 노력 위에서 IFRS4 2단계를 적용한 만큼, 한국이 이를 도입하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변화 속에서 보험회사가 연착륙하기 위해 안 대표는 무엇보다 장기적인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사업전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안 대표는 "자사가 추구하는 자본관리 방향과 맞지 않는 사업은 매각하든 처분해야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계속 갖고 나가면 전체 사업에 리스크가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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