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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역사관련 대학원생·강사 88명 한국사 국정화 반대 동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22 17:29

수정 2015.10.22 17:29

동국대 대학원 역사학과·역사교육학과 강사들과 대학원생이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에 동참했다.

22일 동국대 일반대학원 사학과, 역사교육학과, 교육대학원 교과교육학과 역사교육전공의 대학원생과 강사 88명은 성명을 내고 "역사의 해석을 독점하겠다는 의도는 그 자체로 이미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 결코 역사는 현실 정치의 도구로써 연구·교육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 동안 학계와 연구자, 교사들은 정치적 중립성, 학문의 자율성과 역사의 다양한 해석을 바탕으로 역사를 연구·교육해 왔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학계의 성과와 연구자·교사들의 노력을 근거도 빈약한 이념적 편향으로 선동하는 정부와 여당의 행태에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특히 "잘못 이해된 역사는 주의하지 않으면 결국 제대로 이해된 역사마저 불신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여당은 유한한 현실 권력으로 무한한 역사의 진실을 왜곡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반 민주·반 역사적인 행태는 우리 국민과 역사학자들의 손에 의해 지금 이 순간에도 기록되고 있음을 그리고 현실 권력이 그 생을 다 하는 순간에 기다리는 것은 준엄한 역사적 평가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성명서 전문>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한다!

지난 10월 12일 황우여 장관은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포함한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방안'을 발표하였다. 현 검인정 체제하의 역사교과서는 이념적으로 편향되었다는 그릇된 전제하에 역사교과서 발행 자체를 국가에서 독점하겠다는 것이었다.

역사교과서 문제는 2000년대 초반 뉴라이트의 등장과 궤를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경제성장이라는 결과만을 과대 포장하여 일제 강점과 독재 시기의 反민족·反민주 행위를 교묘하게 옹호했다. 그리고 객관적 사실조차 결여된 수준 미달의 교학사 교과서를 출간해 학문적 비판 대상이 되었다. 결국 교학사 교과서는 이념 논쟁이 아닌 사관의 부재와 내용 서술의 오류로 인해 학계와 교육계에서 철저히 외면당하였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이를 좌파의 이념 공세라는 구태의연한 색깔론으로 선동하며, 학문적 논의 사안을 정치적 이슈화함으로써 국론 분열을 야기하고 있다.

역사의 해석을 독점하겠다는 의도는 그 자체로 이미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이 같은 독점에서 오는 폐해는 비단 우리 역사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서도 충분히 드러난 바 있다. 현재 국정 교과서를 사용하는 나라는 북한, 몽골 등에 불과한 것이 그 반증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 동안 학계와 연구자, 교사들은 정치적 중립성, 학문의 자율성과 역사의 다양한 해석을 바탕으로 역사를 연구·교육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학계의 성과와 연구자·교사들의 노력을 근거도 빈약한 이념적 편향으로 선동하는 정부와 여당의 행태에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 잘못 이해된 역사는, 주의하지 않으면, 결국 제대로 이해된 역사마저 불신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결코 역사는 현실 정치의 도구로써 연구·교육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역사학도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反민주·反역사적인 폭력 행위로 규정하며, '권력의 시녀'가 될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 이에 우리의 결의를 모아 정부·여당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1. 국사학자 90%를 좌파라 규정하며 역사 전쟁을 선포한 정부·여당의 행태는 대다수 역사학자와 연구자·교사들을 모독하는 것이고, 명백한 '역사 쿠데타'일 뿐이다. 박근혜 정부는 즉각 '역사 쿠데타'를 중단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를 철회하라!

1. 이 같은 엄중한 경고에도 정치권력에 의존한 '역사 쿠데타'를 시도한다면, 우리 역사학도들은 연구실, 강단에서뿐만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여 끝까지 저항할 것임을 결의한다!

정부와 여당은 유한한 현실 권력으로 무한한 역사의 진실을 왜곡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反민주·反역사적인 행태는 우리 국민과 역사학자들의 손에 의해 지금 이 순간에도 기록되고 있음을 그리고 현실 권력이 그 생을 다 하는 순간에 기다리는 것은 준엄한 역사적 평가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5년 10월 22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학과·역사교육학과, 교육대학원 교과교육학과 역사교육전공

대학원생·강사 8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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