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용부, 기업체 채용 공고 성차별 판단 기준 제시... 실효성은 글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03 09:57

수정 2015.11.03 09:57

정부가 채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차별 예방을 위한 판단 기준을 마련해 홍보전에 나선다.

'남성(여성)우대', '병역필', '용모 단정', '남성(여성) 관리자 0명 모집' 등 이런 문구들은 모두 성차별 행위에 해당된다.

다만, 강제성 없는 권고 사항에 불과하고, 채용 공고는 기준에 따르되 실제 채용은 내부 조건에 따라 채용할 가능성이 커 산업 현장에서 실효성을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고용노동부는 대기업과 대표적 프랜차이즈 기업을 대상으로 모집·채용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성희롱·성차별 행위에 대한 예방 권고문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대상 기업은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 소속기업 2186개와 주요 프랜차이즈사 82개다.


고용부가 제시한 성차별 판단기준은 여성을 배제하는 경우,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남녀를 직종별로 분리모집하거나, 모집인원을 다르게 정하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연구직(남성)'으로 못박거나 '병역필한 자에 한함'으로 표기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여성 비서'는 '비서'로, '웨이트리스'는 '웨이터·웨이트리스'로 해야 한다.

특정 업종을 뽑을 때 '남성 환영', '여성 환영' 등 표현은 안 된다. '관리직 남자 ○명, 판매직 여자 ○명', '남성 100명, 여성 20명' 등 문구도 곤란하다.

또 자격이 같음에도 특정 성을 낮은 직급·직위나 불리한 형태로 채용하는 경우, 직무수행상 필요하지 않은 조건을 부과하는 경우도 성차별이 된다.

'3급 사원 : 대졸 남자, 4급 사원 : 대졸 여자', '남성은 정규직, 여성은 임시직' 등이 그 예다. '남성 키 170㎝ 이상, 여성 체중 50㎏ 미만' 등 문구에서 불필요한 신체기준은 빼야 한다.

아울러 특정 성에만 다른 조건을 부여하는 경우, 모집·채용 정보를 성별로 다르게 제공·취합 하는 경우, 채용시험 등에서 성별을 차등 적용하는 경우도 성차별로 본다.

예를 들면 '여성은 미혼자에 한함' 등 표현이나, 면접을 볼 때 "결혼 후에도 직장생활을 계속할 것인지"라고 묻는 사례, 합격기준을 '여성 80점, 남성 70점 이상'으로 정하는 것 등이다.

반면 일의 특성이나 법령에 따라 불가피성이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

즉, 직무 성질상 어느 한 성이 아니면 정상적 수행이 곤란하거나 근로기준법 등 관계법령에서 여성 취업을 금지한 직종에 남성만 채용하는 경우는 성차별이 아니라고 본다.


예를 들면 소프라노 가수, 남성복 모델, 승려·수녀, 남자 기숙사 사감, 남성 광부 등이다.

이밖에 현지 법령상의 이유로 여성(또는 남성)이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국가에서 근무가 반드시 필요한 직무, 성비 불균형 등 현존하는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사업주가 특정 성을 우대하는 조치를 취하는 경우 등도 차별이 아니다.


나영돈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기업에 관련 법령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모집·채용상 성차별에 대한 모니터링·근로감독을 강화해 구직자의 고통을 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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