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의류 OEM기업, 독자브랜드로 '마이웨이' 도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03 18:31

수정 2015.11.04 09:50

20~30년 OEM 통해 얻은 제조생산 노하우 바탕으로 전문패션기업 변신 꾀해
OEM고객인 해외 브랜드와 마찰 등 문제점도 예상돼
최근 서울의 한 FRJ 브랜드 매장에서 직원이 손님을 상대로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근 서울의 한 FRJ 브랜드 매장에서 직원이 손님을 상대로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기업에 납품을 주로 하던 국내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기업들이 '독자 브랜드' 확보를 통해 전문패션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30년간 OEM을 통해 얻은 탄탄한 제조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종전 중소 브랜드 기업을 인수하는 형태로 사업의 보폭을 점차 넓혀가는 모양새다.

특히, 이들은 단기적으론 종전 브랜드를 인수해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는 한편, 장기적으론 자체 독자 브랜드를 만들어 국내외 패션시장에 뛰어든다는 전략이다.

3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한세실업, 세아상역 등 간판급 국내 의류기업들은 OEM사업을 기반으로 독자 브랜드사업을 통한 사업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먼저, 2012년 '1조 클럽(연간 매출 1조원 이상)'에 가입한 한세실업은 계열사 한세드림을 통해 아동복 브랜드 '모이몰른'을 선보였다.
모이몰른은 150여개의 매장수를 확보하면서 공격적인 시장확대를 하고 있다.

앞서 한세실업은 지난 2011년 유아동복 전문 유통기업 드림스코(현 한세드림)를 인수하면서 유통시장에도 뛰어들어 브랜드사업의 사업기반도 마련했다.

이에더해 한세실업은 지난 5월에 데님 브랜드 'FRJ Jeans'를 보유한 패션유통기업 에프알제이를 인수했다. 한세실업이 성인 의류.패션유통시장까지 뛰어든 것.

연간 매출 1조6000억원 규모의 의류기업인 세아상역도 독자 브랜드사업에 적극적이다.

세아상역은 지난 2007년 패션브랜드 '인디에프'(옛 나산)를 인수하면서 독자 브랜드시장에 뛰어들었다. 그후 세아상역은 계열사인 인디에프를 통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조이너스, 꼼빠니아, 예스비, 트루젠, 테이트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의류기업들이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기보다 종전 브랜드 인수를 택하는 이유는 안정적으로 기업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유통 노하우를 쌓을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OEM 전문 의류기업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유통망를 확보하고 마케팅 비용을 늘리는 것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인지도가 있는 기존 패션 브랜드를 인수해 사업을 성공시키고 기존 유통망도 확보할 수 있는 게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OEM 전문 기업들은 독자 브랜드시장 진출시 딜레마도 있다.

OEM 전문기업이 독자 브랜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브랜드 마케팅 비용이 필요하다. 독자 브랜드를 판매하기 위해 유통망을 구축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이뿐아니라, OEM 고객인 해외 유수 브랜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것도 딜레마일 수 있다. OEM기업의 독자 브랜드가 종전 고객의 제품군과 겹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현재 사업군이 넓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브랜드와 마찰은 없지만 만일 비슷한 성격의 브랜드나 제품이 나온다면 신경이 쓰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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