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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총재 "다음달 양적완화 확대 여부 논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04 13:43

수정 2015.11.04 13:43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총재가 필요할 경우 돈풀기 전략을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 최근 부진한 경제지표로 양적완화(QE) 효과에 대한 불안이 커지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등 외신들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3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테오퍼 극장 콘서트홀 연설에서 ECB가 경기 부양을 위해 과감한 전략을 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역사적으로 봤을 때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은 가파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보다 자산시장 및 경제 안정성에 해를 끼친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ECB 정책위원회는 통화 완화 정책의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권한 내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내달 열리는 정책위원회 회의에서 통화 완화정책 정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CB는 지난 3월부터 자산 매입 등을 통해 시장에 돈을 푸는 QE 정책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9월까지 물가상승률을 2%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달 말 공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인플레이션률은 전년 동기대비 0%를 기록했다. 올해 9월 마이너스(-)0.1%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ECB 목표치에는 한참 못 미친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9월 벨기에 유럽의회에 출석해 "QE 프로그램은 자체적으로 충분한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추가 통화 부양이 필요해질 경우 규모나 구성 등을 적절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달 22일에도 ECB 정책 조치가 재평가될 것이고 QE 규모와 구성, 기간을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12월에 해당 사안을 논의한다고 언급했다.

올해 9월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ECB의 QE가 내년 9월을 넘어 2018년 중반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될 경우 ECB의 자산매입 규모 역시 당초 계획한 1조1000억유로에서 2조4000억유로(약 2966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드라기 총재의 의도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WSJ는 드라기 총재가 지난달 이탈리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12월 회의의 추가 부양 결정 여부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고 답한 점에 주목했다.
WSJ는 ECB 내부에 부양정책을 반대하는 입장이 존재한다며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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