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핑요법, 카이로프랙틱, 비수술 척추치료법 등을 국내에 처음 도입·발전시켜 온 고도일병원의 고 원장이 척추질환을 테크노댄스 등으로 고치는 댄스테라피 책을 최근 출간했다.
신경외과 전문의 20년 경력에 국내 굴지의 비수술 척추치료 병원을 이끌고 있는 고 병원장은 바쁜 진료 스케줄에 짬을 내어 환자에게 일일이 운동요법을 권유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 책으로라도 환자가 댄스테라피를 통해 운동요법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이 책을 냈다. 운동요법만으로도 척추질환의 증상 완화, 예방, 치료후 증상 재발 방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이를 놓치고 있는 게 안타까워 저술에 나선 것이다.
고도일 병원장은 "척추질환은 일단 잘 치료됐어도 노화가 진행되면서 또는 수술 후 일정 기간이 지나서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재발 환자들을 보면서 근육을 키워주는 꾸준한 운동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근육 강화를 위해 피트니스센터나 수영장을 다니는 사람이 소수다. 더욱이 척추질환 주요 환자층인 중년층은 바빠서 꾸준히 운동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
댄스테라피는 30~60세 척추환자는 물론 일반인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운동요법의 하나로 전신이 아픈 데다가 마땅한 취미조차 없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시간과 장소,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게 무엇보다도 큰 장점이다.
책에 소개된 추천음악은 이왕이면 몸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자 주로 클럽음악으로 선곡했다. 보조 도구로 스트레칭봉과 짐볼을 사용한다. 처음에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천천히 움직이다 근육이 단련되기 시작하면 저절로 리듬을 타게 돼 신나는 음악에 맞춰 더욱 열정적으로 출 수 있게 된다.
먼저 다운(Down)댄스는 무릎을 굽히는 동시에 상체를 뒤로 젖히는 방식인데 척추기립근 단련에 유용하다. 운동할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나 60대 이후 어르신에게 좋은 전신운동이다. 전신 근육을 사용하며 난이도가 낮아 댄스 초보자가 쉽게 익힐 수 있다. 근육의 종류와 기능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면 책 곳곳에 '닥터 고의 팁'이라는 항목을 둬 일러준다.
업(Up)댄스는 다운댄스에 비해 4배 정도 강한 전신운동이다. 무릎을 굽혔다 일어서는 자세에서 다리를 드는 동작이 더해진다. 엉덩이와 상체 근육이 모두 작용하는 다소 힘든 운동이지만 클럽댄스의 기본자세이기도 하다. 장시간 운전하거나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에게 효과적이다.
테크노댄스는 허리와 골반을 이용해 목과 상체를 반복적으로 흔드는 운동이다. 전지현과 이정현의 테크노댄스를 아는 사람이라면 쉽게 따라할 수 있다. 힘은 들지만 관절과 척추, 허리와 골반의 교정 효과가 상당하다. 시간 대비 운동 효과가 크다. 특히 다른 운동으로 체형이 개선되지 않아 불만스러운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다만 50대 이상 중년층은 어지럼증이 올 수 있으므로 고개는 약간만 돌리도록 한다.
시루떡댄스는 동작이 다운댄스와 비슷하지만 무릎을 굽힐 때 엉덩이를 뒤로 빼준다. 무릎을 굽혔다 펼 때 약간만 일어서며 무릎을 구부러진 상태에서 반동을 주듯 리듬을 타는 게 포인트다. 척추 상태를 고려하여 움직이지 말고 꼿꼿하게 세워야 한다. 척추가 약한 사람에게 가장 효과적인 운동이며, 외상이나 디스크가 없는데 요통이 생긴다면 시루떡댄스를 권장할 만하다.
콩콩이댄스는 싸이의 말춤을 연상하면 된다. 무릎을 약간 구부린 상태에서 발에 스프링을 단 것처럼 리듬을 타며 콩콩콩 걸어주는 것이다. 걷기를 통해 몸 속 200여 개의 뼈와 600개 이상의 근육을 모두 움직여줄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매일 30분 정도의 걷기를 권장한다. 일본 국립건강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1주일에 1시간 이상 빠른 걸음으로 걷기운동을 하면 혈압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이밖에 책에는 △골반·짝다리·거북목 등을 교정해주는 체형교정 댄스 △어깨·옆구리·오십견에 좋은 관절강화 댄스 △어린이의 성장판 발달을 돕는 키크기 댄스 △골다공증·우울증에 좋은 유산소운동인 갱년기 댄스 △심폐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걷기와 달리기를 활용해 운동효과를 높이는 심폐기능 강화 댄스가 소개돼 있다.
근육을 포함해 관절 주변의 조직을 늘여 신체의 유연성을 높여주는 스트레칭 요령도 설명했다. 스트레칭으로 전신의 관절을 가볍게 풀어준 뒤 다양한 댄스를 즐기면 급격한 동작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크고 작은 부상을 피할 수 있다.
각 챕터에는 또 고 병원장의 적극적인 권유에 마지못해 댄스를 시작했다가 효과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이내 댄스 마니아가 된 환자들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부록으로 딸린 동영상 CD를 참조하면 음악과 함께 정확한 동작을 익힐 수 있고, 운동효과도 커진다.
고도일 병원장은 다양한 치료법에 욕심이 많은 의사다. 연세대 의대 졸업 후에는 신경외과 전문의, 스포츠의학 전문의를 땄다. 1998년 테이핑요법 책을 써서 창시자인 일본의 카세 겐조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들었다. 2000년도에는 호주 카이로프랙틱 전문의 자격증도 땄다. 1998년부터 2년간 주말마다 호주에서 온 강사로부터 수업을 받은 결과다.
이밖에 경막외 감압신경성형술, 인대강화주사요법, 고주파수핵감압제거술, 신경회로재생요법, 기능적 근육자극 신경치료(FIMS), 봉독요법, 체외충격파 등 다양한 비수술 척추요법을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한 척추치료 전문가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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