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만 잘드는 칼' 논란.... 주변관리 잘해 '개인비리'는 깨끗
오는 17일께 열릴 것으로 보이는 김수남 신임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주변관리가 철저한 김 내정자의 성격상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등 다른 후보자들에게 논란이 됐던 것보다 과거에 맡았거나 지휘한 사건 등을 둘러싸고 '공정성' 및 '중립성' 논란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오래 된 악연
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2003년 4월 대검 공적자금비리합동수사반을 맡았던 김 내정자는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과정에서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안희정(현 충남도지사)·염동연 당시 의원을 구속했다. 같은해 12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끝까지 괴롭혔던 '장수천 비리' 수사결과도 내놓았다. 노 전 대통령 소유 생수회사인 장수천의 경영 및 청산과정에서 생긴 2억5000만원 가량의 빚을 변재하기 위해 안 지사와 최도술씨 등이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는 역시 노 전 대통령 측근인 당시 이광재 의원과 여택수씨 등이 썬앤문 문병욱 회장으로부터 감세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한광옥 전 의원과 김홍일, 박주선 의원 등 당시 여권 주요실세들이 줄줄이 검찰 신세를 졌다. 안 지사는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 사건은 출범 초기 노무현 정부에 큰 타격을 줬을 뿐 아니라 이듬해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 빌미가 되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 최측근을 겨냥한 수사가 잇달아 성공하면서 당시 대검 중수부 3과장이었던 김 내정자는 안대희 중수부장과 함께 '너무 잘 드는 칼'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 밖에 2009년 참여정부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와 '대통령 기록물 유출사건' 수사 등 현 야권과는 악연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사건들과 얽혀있다.
■갑자기 무뎌진 칼?
김 내정자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인사들은 "DJ정부나 참여정부에서 '너무 잘드는 칼'이었던 김 내정자가 MB정부 이후 '무딘 칼'이 됐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돈기업인 효성그룹 비자금 의혹이다. 효성그룹 비자금 의혹은 2009년부터 2~3년 단위로 제기돼 2009년에는 혐의가 없는 쪽으로 결론 났고 2011년에는 수사가 흐지부지 됐다. 2013년에는 조석래 회장이 불구속 기소됐으나 무죄판결 쪽에 무게가 쏠린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그러나 효성비자금 의혹은 올해 또 다시 제기돼 금융감독원 조사를 앞두고 있다.
김 내정자는 2013년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사건을 지휘했다. 검찰은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2차례나 청구하는 등 상당한 수사 의욕을 보였다며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지만 상당한 단서를 확보해 놓고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야권은 이밖에 김 내정자가 김민석 전 의원, 참여정부 인사들에 대한 수사에서 '안되면 될 때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신병을 확보하려 했다는 점 등 수사 형평성 문제를 들어 인사청문회를 벼르고 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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