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튀기거나 구워서 먹으면 신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붉은색 고기뿐만 아니라 닭고기 등 흰색 고기도 해당돼 더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미국 텍사스대학 부설 엠디 앤더슨 암센터의 시펭 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고기를 직접 불에 굽거나 높은 온도에서 조리해 먹으면 질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고기를 튀기거나 그릴링(직화구이) 또는 바비큐잉(간접구이)하는 것 모두 포함된다.
연구팀은 신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 659명과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 699명을 대상으로 평소 식습관과 요리법 등을 조사해 비교 분석했다.
특히 이들이 어떤 종류의 고기를 먹었는지와 다른 조리법, 그리고 암에 걸리는 특정 유전자가 사람의 몸에서 어떻게 생성되는지를 살펴봤다.
그 결과 고기를 자주 구워 먹었던 이들은 굽거나 튀긴 고기를 최소한으로 먹었던 이들에 비해 신장암에 걸릴 확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붉은색 고기뿐만 아니라 닭고기 등 흰색 고기를 평소 석쇠에 구워먹는다고 밝힌 사람들이 신장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신장암에 걸리게 하는 2가지 유전적 돌연변이가 붉은색이나 흰색 고기를 석쇠에 구워 먹을 때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고기를 석쇠에 굽는 것은 암을 유발하는 인자를 생성할 수 있다고 언급해왔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암 유발의 주범은 2아미노-1메틸-6페닐 이미다조 피리딘과 아미노3-8디메틸이미다조 퀴녹살린 등 2가지 물질이라고 밝혔다.
우 박사는 "고기를 많이 섭취하면 신장암 위험이 높다는 이전 연구 결과도 있지만, 우리는 더 광범위한 연구가 필요한 상태"라며 "무엇보다 신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을 하고 적당한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 신장암은 10대 암에 포함돼있으며, 발병률은 1990년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미국인 6만1000여 명이 신장암 판정을 받았으며, 1만4000여 명이 신장암으로 사망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kjy1184@fnnews.com 김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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