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김상헌 "검색·지도·쇼핑.. 우리가 잘 하는 분야 극대화" 노련함 앞세워 '안정 속 변화' 집중
카카오 임지훈 "다른 기업 SNS 써봐야 우리 것 더 잘 만든다" 스타트업 정신 무장, 서비스 차별화
카카오 임지훈 "다른 기업 SNS 써봐야 우리 것 더 잘 만든다" 스타트업 정신 무장, 서비스 차별화
국내 인터넷 업계의 '모바일 빅뱅'을 주도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닮은듯하면서도 사뭇 다른 사업방식을 제시하면서, 두 회사의 경영전략 차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두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상헌 네이버 대표와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살아온 궤적부터 사뭇 달라 수장들의 경영방식 차이가 앞으로 국내 모바일 산업변화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도 화제가 모아지고 있다. 판사 등 법조인 출신의 김상헌 대표(52)와 벤처캐피털(VC) 출신 임지훈 대표(35)가 각각 '안정 속 변화'와 '파괴적 혁신'을 통해 모바일 산업에 접근하면서다. 17년의 나이차 속에 서로 다른 경력을 보유한 두 수장의 모바일 플랫폼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그 결과물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0대 김상헌 vs.30대 임지훈…'모바일 대전'
24일 인터넷.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바일 온리(Mobile Only)'를 외치며 주도권 다툼에 나섰다. PC에 이어 모바일 검색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는 네이버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무기로 다양한 영역에서 소셜플랫폼으로 성장 중인 카카오의 정면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검색광고를 겨냥, 관련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내년부터 '라이브 검색'을 통해 사용자의 관심사와 나이, 성별은 물론 검색 시간 및 위치까지 파악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카카오는 '온디맨드 검색'으로 맞불을 놓은 상태다. 임 대표는 "온디맨드 시대의 검색은 인간의 니즈(needs)와 원츠(wants)를 모두 모바일에 담아 충족시키는 것으로, 향후 추천의 개념까지 포함될 것"이라며 "모든 실물경제활동이 모바일을 통해 가능하도록 '온디맨드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법조인 김상헌, 네이버의 강점을 극대화하다
임 대표가 젊고 유연한 모바일 혁신을 위해 카카오 수장으로 발탁된 반면, 김 대표는 2009년 공식 취임 당시 대기업으로 성장한 네이버(옛 NHN)에 성숙함을 더하기 위해 영입됐다. 취임 2년 만에 전년대비 20%가량 성장한 2조원대의 매출을 이끌어낸 그는 시장지배적 사업자 논란과 음원의 저작권 문제 등 각종 법률 이슈를 해소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또 최근에는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면서 검색과 지도, 쇼핑 등 가장 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모바일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일례로 김 대표는 최근 업계 화두인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 "우리 본업과는 본질적으로 성격이 달라 핵심역량이나 경험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반면 카카오(김기사)와 SK플래닛(T맵)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내비게이션 서비스 분야에는 그동안 공을 들여온 네이버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에 실시간 길안내 기능을 추가하는 형태로 이달 말 뛰어들 방침이다.
■VC출신 임지훈, 스타트업 정신으로 추격나서
케이큐브벤처스에서 자리를 옮긴 임 대표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정신의 핵심인 '파괴적 혁신'으로 똘똘 뭉친 인물로 평가된다. 단순한 서비스로 시장의 밑바닥을 공략한 후, 재빠르게 시장 전체를 장악하는 방식이다. 특히 벤처투자자로 활동하며 수많은 스타트업과 파트너십을 유지해 온 그는 앞으로도 스타트업 생태계와 카카오 플랫폼을 동시에 키우는 경영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카카오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스타트업에 약 4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으며, 플랫폼 사업자로서 커머스, 게임, 콘텐츠 분야에서 연간 2조4500억 원 규모의 연관매출을 파트너와 함께 창출하고 있다.
또한 그는 젊은 최고경영자(CEO)답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사용자들과 소통하며 각종 모바일 서비스를 직접 사용하고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임 대표는 최근 '타사 서비스를 쓰셔도 되나요·'라는 SNS 글을 통해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SNS를 쓰고 있다"며 "같은 글이나 사진을 포스팅해도 서비스마다 반응이 다르고, 써보면서 테스트하지 않으면 '감'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계속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20대가 쓸 서비스를, 30대가 기획하고, 40대가 리뷰하고, 50대가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문제다"라는 글도 인용, 우회적으로 김 대표를 압박했다. 주로 2030세대가 즐겨쓰는 모바일 서비스의 경우, 젊은 대표가 집단경영체제(CXO팀)를 활용해 이끄는 카카오가 전략적으로 앞서 있다는 견제로 풀이된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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