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업

[청년창업, 기업가 정신에 길을 묻다] (5) '꿈의 공장' 테크숍 아이디어를 실물로 탄생시키다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25 17:42

수정 2015.11.26 08:15

직접 기계활용해 시제품 제작 창업 돕는 사설기관들 활발
"투자자 있다면 어디든 열 것 서울 테크숍은 아직 논의중" 짐 뉴튼 테크숍 회장 포부 밝혀
미국 새너제이 소재 테크숍. 짐 뉴튼 테크숍 회장이 직접 기계들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조은효 기자
미국 새너제이 소재 테크숍. 짐 뉴튼 테크숍 회장이 직접 기계들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조은효 기자


【 새너제이(미국)=조은효 기자】 "금형기술 배우러 온 사람 따라오세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위치한 테크숍(Techshop). '여기서 꿈을 세워라'는 캐치프레이즈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다. 마침 20대로 보이는 남녀 3명이 강사를 따라 실습장으로 들어갔다. '기술가게'로 번역되는 테크숍은 지난 2006년 설립됐다. 일종의 '시제품 제작소'다. 용접장비부터 도장, 목공기계, 3차원(3D)프린터, 텍스타일 기계 등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직접 기술을 배워 이곳 기계들을 활용해 시제품을 만들 수 있다.
'꿈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지난해부터 미국에선 소프트웨어 분야 창업에서 하드웨어(제조업) 분야로 창업 열기가 옮겨가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이나 노동력을 요하지 않는 소자본 아이템들이 활발히 탄생하고 있다. 실제 스마트폰에 간단히 부착할 수 있는 신용카드 결제 리더기, 현재 시판되고 있는 아이패드 케이스 등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테크숍 짐 뉴튼 회장은 "소프트웨어와 달리 실제 만질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하드웨어 분야의 진입장벽이 높아 그 장벽을 낮춰 평범한 사람들도 CEO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편안한 복장의 뉴튼 회장이 직접 실습실 곳곳을 안내했다. 그의 목에는 '스태프(STAFF)' 신분증이 걸려 있었다. 이곳 직원들은 모두가 스태프다. 실습 중 만일의 경우 벌어질 손가락 절단 등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기계들은 대부분 센서가 부착돼있어 손이 딸려들어가면 멈추게 돼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제조업이 위기예요." 혹자들은 테크숍을 1인 제조업을 가능케 하는 곳이라고 평가한다. "아이패드가 처음 나올 때 한 학생이 찾아와서 아이패드 케이스 시제품을 만들겠다고 했어요." 그는 온라인에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한 제품을 보여줬다. "그 친구 지금은 굉장히 돈 많이 벌었을 겁니다."

최근 미국에선 테크숍을 비롯해 창업을 돕는 학교 밖 사설기관들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기존 학교교육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뉴튼 회장은 "현재 학교교육은 95%의 샐러리맨 배출, 5%의 기업가 양성 방식의 교육"이라며 "이제는 그런 교육 방식에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여전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건전한 경쟁이 과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아이디어를 도용한다고요? 본적 없어요. 특허를 내세요. 두번째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빨리 시장에 출시하세요.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거든요." 테크숍은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와 일본 도쿄에도 열 예정이다. "투자가들이 있다면 어디든 가서 열 겁니다. 서울에 테크숍을 여는 논의는 아직 초기단계에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들을 지원·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 분야가 활발하다. 이그나이트XL의 클레어 장은 "창업 열기를 타고 액셀러레이터 버블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사실 실리콘밸리에선 투자를 받으려면 백인을 끼워넣어야 한다는 공식이 불문율이다. 이 같은 공식을 깨는 곳이 500스타트업이다. 실리콘밸리에서 Y-콤비네이터와 함께 손꼽히는 액셀러레이터로 무료 컨설팅부터 투자·사업화 전 과정을 지원한다.
그 중심에 크리스틴 차이 500스타트업 공동설립자가 있다. "좋은 아이템과 역량을 갖춘 창업가라면 동양인이든 여성이든 인종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그들이 사업화하는 걸 지원해주고 싶어요." 그는 한국의 젊은 창업가들에게 "한두 번 시도해서 안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다는 건 전 세계시장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fn·한국언론진흥재단 공동기획

이 기사는 언론진흥기금 지원으로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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