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한상의는 '조세정책이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한국이 기업하기에 매력적인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세제·세정 정책의 예측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일관된 법인세율 인하 정책으로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에 성공한 영국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영국의 법인세율은 2010년 28%로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글로벌 투자 유치를 위해 2011년부터 단계적으로 세율을 인하해 현재 20%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G20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며 우리나라(지방세 포함 24.2%)보다 4.2%포인트 낮다. 영국은 2020년까지 법인세율을 18%로 추가 인하할 방침이다.
특히 보고서는 영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법인세수가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일관되게 감세정책을 추진해 기업환경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영국의 FDI 유치 건수는 2011년부터 매년 10% 이상 증가해 2014년에는 1988건을 기록했으며 이로 인해 신규 창출된 일자리는 8만5000여개에 달한다.
2014년 전세계 FDI 규모는 경제 악화, 지정학적 위험 요소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16.3% 감소했다. 다만 영국은 51.5% 증가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법인세율 인하 이후 매년 세율 인상 논란이 반복되면서 조세정책의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대한상의는 지적했다.
2008년 9월 정부가 법인세율 인하 계획(08년 25% → 09년 22% → 10년 20%)을 발표한 후 그 해 12월 국회에서 정부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2009년 세율 인하 시기 유예, 2011년 세율 인하 부분철회 등 여러 차례 법인세법을 재개정했다.
보고서는 2012년부터 현행 3단계 법인세율 구조(10/20/22%)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년 정치권에서 법인세율 인상을 주장하고 있어 기업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한상의가 최근 코스피 상장 300사(금융업 제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법인세율이 인상될 경우 국내외 투자 결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응답기업의 40.0%는 '법인세율이 인상되면 국내투자 대비 해외투자 선택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법인세율이 인상될 경우 기업의 절반 가량은 설비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법인세율 인상 시 설비투자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응답기업의 49.7%가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투자여력 감소'(58.4%), '투자의 세후기대수익률 하락'(27.5%) 등을 꼽았다.
안종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본의 국제적 이동이 자유로운 글로벌 경제에서 법인세율을 인상하면 국내기업의 해외투자는 증가하고 외국기업의 국내 투자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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