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임원 인사 앞둔 은행, 조용히 '행장 색깔내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03 17:32

수정 2015.12.03 21:39

은행장급은 NH농협은행
우리銀 8일 본부장급 단행
KEB하나銀 통합 첫 인사
임원 인사 앞둔 은행, 조용히 '행장 색깔내기'

"올해는 마치 절간 처럼 조용하다." 은행 관계자들은 임원 인사를 앞둔 최근 분위기를 이처럼 묘사하고 있다.

인사가 코앞이지만 은행권 분위기가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분하다.

NH농협은행을 제외하고는 은행장이 바뀔 가능성이 없는데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실적이 나쁘지 않은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취임 1년차를 맞은 은행장들이 본인의 색깔을 인사를 통해 어떻게 나타낼 지 정도가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은행권 임원 인사의 스타트는 우리은행이 끊는다. 우리은행은 오는 8일 본부장급 이상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에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내정자 신분으로 본인의 의견을 인사에 반영했지만, 이번 인사는 사실상 첫 단독 인사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취임 첫 해인 올해 줄곧 '영업력 강화'를 외쳐온 만큼, 실적을 기반으로 한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내부에선 보고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의 인사 성향이 드러난 적이 없다보니 인사철에 사내에서 떠돌던 하마평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면서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달 중 임기가 만료되는 우리은행 부행장급 임원은 이동건 수석부행장을 비롯, 남기명.권기형.박기석.김옥정.김종원 부행장 등이다.

KEB하나은행은 통합은행 출범 후 첫 인사인데다가, 올 9월 취임한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임원평가를 내리기는 시간이 부족해 이번 인사는 사실상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가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하나은행의 경우 5명의 부행장과 전무 15명의 임기가 올해 모두 종료된다. 지난 9월 통합에 따라 본점 인력 구조조정과 전 외환은행 및 하나은행 간 탕평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3월 전임 행장의 투병으로 갑작스레 은행장에 낙점된 조용병 신한은행장 역시 이번 인사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고, 취임 2년차 준비태세를 갖출 전망이다.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 부행장보 이상 임원은 임영진.이동환.임영석.서현주.윤승욱 부행장 등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은 지주의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서 모든 계열사 임원급 인사를 결정한다"면서 "인사 발표 전까지 보안을 위해 자경위 소속 이사 6인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만큼 인사철 어수선한 분위기는 없다"고 설명했다.

취임 1년간 '내부 안정'이란 큰 숙제를 해결한 윤종규 KB국민은행장 겸 KB금융지주 회장은 '리딩뱅크 탈환'이란 과제를 위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기가 올해로 만료되는 인사가 강문호.박정림 부행장, 허인 전무 등 세명으로 대대적인 임원진 교체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이달 31일로 수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NH농협은행의 경우 임원진 인사보다는 은행장 '연임'과 '새 인물 선임'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농협은행장 추천권을 지닌 김용환 NH금융지주회장이 "실적을 최우선적으로 보겠다"는 인사 철칙을 밝힌 만큼, 김주하 현 농협은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김 행장과 더불어 이경섭 농협금융 부사장도 유력 차기 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내년 1월 중순쯤 원샷 인사를 단행한다.
임직원, 직원 등으로 나눠 3~4번에 걸쳐 진행하는 것이 아닌, 모든 임직원의 인사를 하루에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인사를 빨리 끝내, 인사 전후 어수선한 기간을 줄이고 인사로 인한 업무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한 전략이다.


내년 임기가 마무리 되는 임원은 김영규.조용찬.이상진·임상현 부행장이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성초롱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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