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군개혁기획단은 8일 "건강한 두 형제가 군의 늑장치료로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사건의 진상을 공개했다.
정의당에 따르면 두 형제의 어머니 유씨는 "건강했던 아들들이 군복무중 군의 늑장치료 때문에'CRPS'라는 희귀병에 걸려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아들들의 사연을 하소연했다. CRPS는 외상 후 적절한 치료를 못하게 될 때 생기는 질병이다. CRPS 환자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마약성 치료제 투여와 척추자극기를 이용한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중증 희귀질병이다.
■훈련과 임무중 부상이 꾀병인가?
어머니 유씨에 따르면 "지난 3월 육군훈련소에서 훈련을 받던 부상으로 군병원에서 무릎관절 염증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군의관은 훈련을 받기가 힘든 상황이다. 다리에 깁스를 하고 훈련은 피해야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훈련과 훈육을 담당하는 소대장은 경미한 부상으로 군부대 치료 후 정상훈련이 가능하다고 생활기록부에 작성했다"고 말했다. 육군훈련소 소장 서상국 소장은 지난 해 '임병장 총기난사 사건' 당시 사단장이었다.
또 훈련소 소대장"유급당하기 싫으면 당장 퇴원해라"며 압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퇴원 전 약속했던 참관교육은 말뿐이었고 깁스를 한 채로 훈련은 강행됐다.
훈련소 수료 후에도 7사단으로 배치 된 후에도 그의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고 휴가를 이용해 인천성심병원과 서울대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은 뒤에서야 인대손상과 관절염증이 심각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A일병의 최종진단은 CRPS였다.
A보다 3개월 정도 빨리 입대한 형 B 상병은 지난 5월 고양시 소재 부대에서 5분대기조 임무수행 중 넘어지면서 무릎에 큰 충격을 받아 무릎 뼈에 실금이 생겼다. 밤 10시에 국군수도병원으로 응급후송 되었지만 군의관은 특별한 이상이 없다며 부대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부상당시 B 상병은 관절이 'ㄱ'자 형태로 굽어져 움직일 수 없었고 피부색도 검게 변한 상태였다.
어머니는 유씨는 "B가 다쳤다는 부대간부의 연락을 받고 다음날 부대에 외진요청을 했다. 동생 A가 부상을 입었을 때 군병원과 부대 간부들의 늑장대응을 충분히 겪어봤기 때문에 의무사령부에 신속한 조치를 원한다고 강력 항의했다. 그제야 병원 원무과장이 B의 심각한 상태를 확인했고 몇 달이 걸린다는 MRI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진을 내린 군의관은 아들의 환부를 보지않고 판독지만 보고있었다"며 군의료체계를 신뢰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B는 외진 후 18일이 지나서야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도병원 군의관들은 B의 병명을 찾아내지 못했고 오히려 B를 꾀병 환자로 분류했다. 지난달 26일 서울대병원으로부터 진단받은 B의 병명은 동생 A와 같은 CRPS 였다.
■방치된 형제, 위탁진료도 방해하는 군대
동생 A와 형 B는 탁구공처럼 여기저기로 떠 넘겨졌다. 동생 A는 7사단 일반전초(GOP)로 자대배치 됐다. 하지만 그의 고통에 대한 배려는 전우들보다 짧은 경계근무를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동생 A는 자신의 병명을 스스로 입증해야 했다. 그는 휴가를 이용해 서울대 병원에서 CRPS라는 최종진단을 받고,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척추자극기'라는 장비가 국군수도병원에는 구비되어 있지 않아 군 병원의 치료는 한계가 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8일 정례브리핑에서 "군병원에서 치료가 되지 않으면 위탁진료를 할 수 있고 그 비용은 군이 소급지급 한다"고 설명했지만, 어머니 유씨는 "군이 예산부족을 이유로 아들의 위탁진료를 막고 있다"고 반박했다.
형 B씨는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 될 때까지 부대에서 방치된 상태였다. 유씨는 "아들이 혼자 생활관에 내버려 졌다. 정상적인 내무생활이 어려워 선임들로부터 눈치를 받았다"며 "소대장은 B를 잘 돌봤지만 지휘관인 중대장은 대대장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며 지휘관들의 부하사랑이 부족함을 지적했다.
현재 군 당국은 두 형제를 의병전역 대상자로 판단, 10일 의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의무조사 결과를 토대로 육군 전역심사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의병전역을 결정한다.
일각에서는 "의병전역 조치로 군의 의료부실을 덮으려 하는 것 아니냐"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씨는 "의병전역 조치가 되면 군 병원의 오판과 늑장 치료에 대한 문제는 덮어질 수 있다"면서 "의병 전역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의병전역을 하면 등급에 따라 보상이 나온다"면서 "전역 후 6개월까지는 군에서 계속 치료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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