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자수성가 IT맨 여의도행 得일까 失일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04 18:55

수정 2016.01.04 18:55

안철수·전하진 이어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까지..
혁신·성공 이미지 원하는 정치권서 러브콜 잇따라
IT산업 활성화 돕는 긍정적 역할 기대되지만
특정분야 전문성 탓에 균형적 시각 잃기도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인터넷.게임 등 정보기술(IT) 업계 인사들의 잇따른 정치권 진출을 둘러싼 여론도 들끓고 있다.

IT산업의 이해를 정치권에 반영하는 긍정적 역할을 높이사는 여론이 있지만, 반대로 개인적인 정치활동이 한 때 몸담았던 기업의 주가나 영업에 크게 영향을 미쳐 경영의 안정성을 해치는 것은 물론 종종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시비가 제기된 사례를 들어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또 특정 기업이나 IT의 일부 산업 분야의 목소리만 부각시켜 IT산업의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일부 소프트웨어(SW) 업계 인물들이 정치권에 진입하면서 대기업 IT서비스 업체들은 공공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규제한 SW산업발전법이 되레 국내 SW산업의 비정상적 성장과 기술 후퇴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정치권, 자수성가 IT 인사에 잇따라 러브콜

4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창업에 성공한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대표 또는 인터넷, 게임, SW 등 IT업계 창업자들을 영입하기 위한 정치권의 물밑 접촉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더민주당 입당으로 관심을 모은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뮤오리진'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한 웹젠의 김병관 의장은 솔루션홀딩스를 공동 창업한 뒤 NHN에 매각하면서 NHN에 합류했었다. NHN게임즈가 분사되면서 대표를 맡은 뒤 웹젠과 합병으로 웹젠 오너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김 의장 외에도 20대 총선을 앞두고 혁신과 젊음으로 성공했다는 이미지를 가진 IT 업계 인사들에 대한 정치권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창업한 뒤 인수합병(M&A)이나 상장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해 성공한 이미지를 가진 인물이 정치권이 원하는 인물로 알려진다. 김 의장의 주식 평가액 수준만 해도 2230억원대로 추산된다.

현재 정치권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안철수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안랩을 창업해 현재 1000억원대 주식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안 의원은 당초 IT전문가로 시작해 IT적 혁신, 새정치 바람을 타고 현재 정치권의 최고 화제의 인물이 됐다.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 역시 대표적인 IT벤처 1세대로, 벤처창업과 IT 전문성을 인정받아 정치권에 입문한 케이스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 2010년 부터 당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과 함께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했다.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는 현 정권 출범 이후 발족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정계에 진출을 하지 않았지만, 정치분야 대외활동을 하던 당시 비판 강도가 높았다.

■기업경영 안정성 해친다 비판...균형감 없는 정책 내놓기도

그러나 이들의 정치적 행보는 IT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경력을 바탕으로 업계 진흥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별다른 성과 없이 소리만 요란했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설립한 안랩은 안 의원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주가가 요동치면서 테마주 부작용에 시달리고 경영 안정성에도 타격을 입고 있다. 웹젠도 4일 코스닥 시장이 개장하자마자 전일대비 18%대 급등세를 보이다 상승세가 주춤거렸지만 종가는 2.54% 오른 2만4250원에 마감했다.

특히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내세워 오히려 균형적 시각을 갖지 못한다는게 대표적 비판이다.
대부분 성공한 벤처기업 대표들인 정치권 영입 IT전문가들은 벤처기업의 창업과 경영의 어려움을 대기업 탓으로만 돌려 과도하게 대기업을 규제하는 정책을 만들고, 결국 한국 경제를 균형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여러 정책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전문가라는 이미지로 정치권에 진입한 IT맨들이 그동안 내놓은 성과는 사실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며 "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워 균형감있게 여론을 수렴하지 않고 과거 경험을 일반화하는 정책을 만드는게 대표적인 부정적 평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에 몸담았던 경력을 모두 단절할 수는 없지만 정치권에 입문하면서는 기업과 일정 거리를 유지해 기업의 경영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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