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간 빅매치
천정배 "호남 정치 개혁".. 송영길 "야당 분열 심판"
與 후보·신당 변수
정승, 재보선 이어 재도전.. 安 신당 지지도 상승세
천정배 "호남 정치 개혁".. 송영길 "야당 분열 심판"
與 후보·신당 변수
정승, 재보선 이어 재도전.. 安 신당 지지도 상승세
전통적 야권 텃밭인 호남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더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 내 호남지역 의원들이 잇따라 탈당하며 야권 분열이 현실화되는 데다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나선 안철수 의원이 '호남 민심'을 구애하는 새 라이벌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호남 민심의 중심으로 불리는 '광주 서구 을'은 이 같은 야권 내 지각변동으로 20대 총선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천정배 vs. 송영길 맞대결 이뤄지나
현재 광주 서구 을은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범야권 후보들이 대결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광주 서구 을은 지난 4일 기준으로 정의당에서 광주시당위원장을 지낸 강은미 전 광주시의원이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강 전 시의원 외에는 아직 천 의원과 맞설 구체적인 후보 윤곽조차 나오지 않았지만 최근 이 지역 출마설이 제기된 더민주당 송영길 전 인천시장과 천 의원의 대결이 가장 큰 '빅 매치'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기관에서는 송 전 시장과 천 의원 간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의 대결구도가 더욱 이목을 끄는 데는 송 전 시장과 천 의원 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한몫한다. 송 전 시장은 광주 서구 을 출마 여부에 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최근 가칭 '국민회의'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나선 천 의원을 상대로 날 선 비판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송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12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신당을 추진하는 천 의원은 대의명분에 맞지 않고 자금력과 조직력도 없다"면서 "광주 시민은 경고와 심판의 의미로 천 의원을 당선시켜준 것이지 야당을 분열시키고 신당을 만들라는 뜻이 아니었다"고 했다. 천 의원의 신당 창당 행보가 오히려 호남 민심에 역효과를 불러와 결국 총선에서 야권에 '독(毒)'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천 의원은 '호남 개혁정치 복원'을 강조하며 내년 20대 총선에서도 호남 민심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천 의원은 지난해 12월 29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던 데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하는 한편 호남 정치비전에 대한 포부도 함께 밝혔다.
천 의원은 "오늘날 호남정치가 쟁취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목표는 바로 '호남 개혁정치의 부활과 복원'"이라면서 △반패권 연대 △가치와 비전의 연대 △승리와 희망의 연대를 개혁정치의 필수요소로 꼽고, 호남 정치개혁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이런 천 의원의 행보를 두고 명확한 비전 제시를 통해 더민주당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더민주당을 탈당해 천 의원 측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진 권은희 의원과 호남향우회 현직 임원들을 껴안아 지역구 내 결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안철수 신당' '與 후보자' 변수 여전
천 의원 외에도 다양한 야권 후보들이 호남 민심을 책임질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정치권과 지역 정가에서는 이용섭·조용택 전 더민주당 의원과 김하중 전남대 로스쿨 교수 등이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지난해 4월 재·보선에서 득표율 11.07%를 기록한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새누리당 광주 서구을 당협위원장)이 거론된다.
실제로 정 전 처장은 30여년의 공직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재·보선 때와 같이 '예산 불도그' '힘 있는 여당의 일꾼' 등을 슬로건으로 20대 총선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상태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의 신당이 최대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높다. 아직 광주 서구 을에 출마할 구체적인 후보조차 거론되지 않았지만 안 의원 신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더민주당 지지도를 턱밑까지 바짝 추격해온 만큼 안 의원 신당 후보자가 가진 파괴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해 12월 24일 발표한 20대 총선 정당 후보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안 의원의 신당은 3.2%포인트 상승, 19.5%를 기록한 반면 더민주당은 3.8%포인트 하락한 21.9%를 나타냈다.
다만 천 의원이 안 의원의 신당 세력을 비판하며 더민주당에 대해 "야권 정통 정당으로의 모습을 회복한다면 연대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광주 서구 을 지역을 둘러싼 야권 내 지각변동은 계속될 전망이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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