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병원은 뇌졸중 연구팀이 경동맥 협착증 치료의 선행 연구를 토대로 효과적인 치료의 선택을 위한 프로토콜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통해 이제 빠르고 정확한 경동맥협착증의 치료가 가능해졌다.
인체의 목에 위치한 동맥은 뇌로 가는 혈액의 80%가 통과하는 중요한 혈관이다. 그런데 이 혈관이 혈전 등으로 좁아져 막히는 경동맥 협착증은 허혈성 뇌졸중인 뇌경색으로 이어지므로 위험한 질환이다.
이 같은 경동맥협착증은 주로 약물치료나 심한 경우 혈관을 통한 중재적 시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중재적 시술도 경동맥을 살짝 절개하여 경동맥 경화반(plaque)을 직접 제거하는 '경동맥 내막절제술'과 좁아진 경동맥 내로 스텐트를 넣어주는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 등의 방법으로 나뉜다.
하지만 명확한 치료법 선택 프로토콜이 없어 대개 의료진의 임상경험에 의지해 치료법을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뇌졸중 연구팀(신경과 이경열·신경외과 정준호·김용배·영상의학과 서상현 교수)은 현재까지 발행된 192개의 관련 논문 중 논문인용지수(IF)가 6이상이며,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잘 구성된 환자-대조군 연구 논문 28개를 검토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경동맥 내막절제술'과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의 위험 요인이자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반대쪽 경동맥협착 여부', '심부전', '대동맥궁', '응급여부' 등 여러 인자들(factors)을 뽑아냈다. 그리고 각 인자들의 지표를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기준을 설정해 '스텐트가 절대적임', '스텐트에 적합함', '내막절제술에 적합함', '내막절제술이 절대적임'의 4개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이 카테고리에 따라 의사는 경동맥환자를 진단할 때 각각 인자의 점수를 계산해 합하면 최선의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절대적'인 카테고리에 속한 증상에 대해서는 3점을, '적합한'의 카테고리에 속한 인자에는 1점을 주게 되는데 '적합한'에 속한 인자보다 '절대적'인 카테고리로 분류된 인자가 더 높은 지시적 가치를 갖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수 계산을 통해 환자가 '경동맥 내막절제술'과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 중 어떤 치료에 더 높은 점수를 보유했는가를 비교해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는 이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2013년 말부터 경동맥 협착증 환자들에게 적합한 치료를 시행했다. 현재까지 41명의 환자를 치료했고 이들은 모두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열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경동맥 협착증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효과적인 가이드라인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프로토콜은 급성뇌졸중(뇌경색) 환자를 14일 이내에 치료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고안됐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급성뇌졸중 환자에게 2주 내 수술을 하는 것이 위험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수술을 연기하는 것이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경열 교수는 "환자가 마지막 증상을 보인 이후를 기점으로 하여 2주 내에 치료 프로토콜에 따라 적합한 수술적 치료를 결정하고 시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안전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뇌혈관 신경외과 학회에서 발행하는 저널(JCEN)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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