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아빠' 김영오씨가 딸의 생일을 맞아 쓴 눈물의 편지가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인 김씨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사랑하는 우리 공주! 생일 축하해”라는 말로 시작하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올렸다. 게시물에는 유민양의 사진과 함께 흰 쌀밥, 미역국, 케이크, 과일 등을 올려둔 생일상 모습도 담겨 있다.
그는 “아빠가 촛불 2개만 밝혔어. 별이 된 우리 유민이 2번째 생일로 해주고 싶어서”라며 “살아있을 때 힘들고 무서웠던 일 그리고 엄마, 아빠 이혼해서 유민이 마음 아프게 한 거 모두 다 잊어버리고 조금이라도 행복한 추억만 간직하고 새롭게 하늘나라에서 시작하고 지내라고.. 기쁜 생일날 왜 이렇게 눈물이 나지”라고 말했다.
이어 “유민아! 2014년 1월 30일 설날 전날밤 생각나니? 유나가 유민이랑 시골 할머니집에 갔을 때, 아빠가 큰 아빠랑 술 많이 먹고 놀다가 우리 공주들 양 쪽에 팔베개하고 잠들었을 때”라며 “우리 유민이가 아빠한테 마지막 추억으로 남겨주고 간 거 알아. 지금도 마지막날 추억 생각하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요즘 너무 힘들 때 예쁜 유민이한테 가버리고 싶을 때도 있어. 하지만 2년이 다 되어 가지만 못난 아빠가 유민이의 억울함을 밝히지 못해서 유민이한테 가고 싶어도 못 간다”며 “청문회를 통해 많은 진실을 밝혔지만 어느 누구하나 죄를 인정하는 사람이 없더라. 아빠가 끝까지 싸워서 그 사람들이 죄를 인정하게 만들거야”라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유민아! 20년 후에, 아니 30년 후에 유민이한테 가면 그 때도 아빠 팔베개하고 잘 거지, 그럴 거지?”라며 “아빠가 미안해. 우리 유민이를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라고 덧붙였다.
김씨의 글은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수가 2만을 돌파했으며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큰 반응을 얻고 있다. 네티즌들은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리본 이모티콘과 함께 “힘내세요”, “도움이 되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슬프네요” 등의 댓글을 남기며 김씨를 위로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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