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Charlie Hebdo)가 지난해 9월 터키 해변에서 익사한 채 발견된 난민 소년 쿠르디(3)를 이민자 출신 성범죄자로 묘사해 물의를 빚고 있다.
13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샤를리 에브도는 최신호에 '이주민'이라는 제목의 만평을 실었다. 사망한 난민 꼬마 쿠르디의 모습과 함께 여성의 엉덩이를 향해 손을 뻗으며 여성을 뒤쫓는 남성을 그려 넣었다. 여기에 “아일란이 커서 뭐가 됐을까?” “독일에서 엉덩이 더듬는 사람”이란 문구를 써넣었다. 독일 쾰른의 새해맞이 행사에서 집단성폭력을 저지른 성범죄자로 묘사한 것이다.
쿠르디의 비극적 죽음을 최근 독일 쾰른에서 발생한 난민 출신 용의자들의 집단 성폭력 사건으로 비약해 그가 살아남아 유럽에 건너왔더라도 성폭력을 저지르는 범죄자로 자라났을 것이라고 조롱한 셈이다.
전 세계인에 심금을 울리며 중동 난민의 비참한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린 쿠르디를 자극적인 만평 소재로 삼은 데에 온라인 등에서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샤를리 에브도가 쿠르디를 다룬 만평으로 비난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쿠르디가 익사체로 발견된 지난해 9월 초엔 물 위를 걷는 예수 아래로 물에 빠진 사람을 그려 넣고 “유럽이 기독교 지역이라는 증거: 기독교인은 물 위를 걷지만 무슬림 아이는 가라앉는다”고 쓴 만평을 실었다.
또다른 만평에서는 모래에 얼굴을 묻고 숨져 있는 3살 꼬마 옆에 ‘목표에 거의 다 왔는데…’라는 글과 ‘한 개 가격으로 2개의 햄버거 어린이 세트’라는 맥도날드 광고를 함께 그렸다.
한편 이슬람 극단주의자 쿠아치 형제는 지난해 1월7일 무함마드를 만평의 소재로 삼았다는 이유로 파리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 편집장 샤르브 등 12명을 살해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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