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외양간만 계속 고치는' 정치권, 아동학대 못 막고 법안만 쏟아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20 18:03

수정 2016.01.20 22:12

여야 '학대 근절' 강조 속 법안 처리는 미루고 있어...
"포퓰리즘성 법안에 몰두" 일각서 '직무유기' 비판.. 구체적 제도 장치 마련을
'외양간만 계속 고치는' 정치권, 아동학대 못 막고 법안만 쏟아내

'소잃고 고친 외양간을 또 고치는 정치권.'

최근 부천의 친부에 의한 초등학생 시신 훼손이라는 엽기적 사건이 온 국민에게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이 부랴부랴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각종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이미 국회에 제출된 관련법안이 있는데도 제대로 심사되지 않은 채 긴 시간 낮잠을 자고 있다.

특히 1년전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발생 당시 관련 특위를 설치하고 다양한 아동학대 근절대책을 쏟아냈지만 이번 부천 사건 발생으로 정책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무늬만 대책'이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20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이미 1년전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발생 이후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관련 법안이 수십 건씩이나 발의됐는데도 현재까지 법안심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계류중이어서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로 인해 매번 중요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비슷한 내용의 대책 등을 재탕하는 정치권이 사회적 이슈만을 쫓아 '포퓰리즘성(대중인기영합)' 법안발의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다.

'외양간만 계속 고치는' 정치권, 아동학대 못 막고 법안만 쏟아내


지난해 2월 더불어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과 보육교직원의 근무환경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비슷한 시기에 새누리당 황인자 의원도 아동학대 예방대책을 담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들 법안들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친부에 의한 '인천 어린이 맨발 탈출 사건'과 '부천 초등생 시신 훼손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또 다시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대책 등이 포함된 법안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발의됐다.

이들 법안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장기 결석을 하는 초·중학생에 대한 소재 파악 시 경찰과의 공조를 통해 소재 파악에 나서도록 하고 있지만 현재 경제활성화 및 노동개혁법안 등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간 대치가 지속되면서 19대 국회 임기내 처리될 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의 경우 1년전 '아동학대'를 근절하겠다며 당 특별위원회까지 꾸려 수차례 당정협의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동학대 문제가 잇따라 터지고 있어 '유명무실 특위'라는 오명을 벗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지난 해 새누리당은 안홍준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아동학대 근절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현장 간담회를 갖는 등 대책마련에 올인했다.


당시 안 위원장은 "특위활동을 통해 (아동학대와 관련된) 시급한 입법과제를 국회에서 최우선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결국 정치권의 직무유기로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신의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아동폭력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 여당이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4월 총선과 맞물리면서 이번에도 '무늬만 대책'에 머무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이옥남 정치실장은 "매번 이슈가 터질때마다 나오는 포퓰리즘성 법안이나 테스크포스(TF)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면서 "평소 아동학대를 포함한 각종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제도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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