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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년 군납1호 기업, 밀리터리로 글로벌 패션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24 15:33

수정 2016.01.24 16:23

삼덕상공은 국방조달 납품자격 1호 기업이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가죽가방 업체다. 1948년 창업이래 68년 간 권총집을 시작으로 군용 세면백, 휴가용 가방, 전투 조끼, 경찰용 가죽벨트에 이르는 군·경용 장구류를 생산해 왔다. 삼덕상공은 군·관용품의 기술과 멋을 글로벌 패션업으로 무대를 넓혀가고 있는 이색 방산기업이다.

■응답하라 1948, 군방조달 납품1호의 역사

창업주인 김일환 전 회장은 1948년 18세 나이로 대전역 인근에서 가죽공방을 열고 미군에게 권총집을 수리·판매하기 시작했다. 당시 주한미군의 가죽 권총집은 보급이 원활하지 았기 때문에 창업주의 가죽 총집은 미군들에게 큰 인기였다.


뛰어난 품질로로 미군과 국군의 주요 납품처로 떠오르며, 1972년에는 국방부 조달본부(현 방위사업청)가 지정한 납품자격 1호 업체로 등록됐다.

2001년 가업을 물려받은 김권기 회장도 고등학교 시절부터 공장 보조와 경리, 제조 등 회사 모든 분야를 두루 경험하며 40년 넘게 회사와 함께 생활해 왔다.

김 회장은 "우리회사는 권총집, 가방, 벨트 등 군·관 장구류 납품을 기본으로 하는 회사다. 창업주 홀로 시작한 공방이 68년 동안 120명이 넘는 직원이 함께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연매출도 1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며 "군과 경찰에 납품하는 장구류 매출이 60%가량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삼덕상공은 군납과 관공서 납품을 통해 디자인특허도 100여 개 이상 가지고 있다.

김 회장은 "요대 하나를 만들 때도 1%의 잘못으로 장병의 전투복이 흘러버린다면, 국군 장병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전 직원이 임하고 있다. 가죽공인으로서의 섬세한 장인정신으로 군의 전력증대에 기여하는 것이 삼덕상공의 역사와 기업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김권기 삼덕상공 회장이 기업의 역사와 정신을 설명하고 있다. 방산업체들의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사진=문형철 기자)
김권기 삼덕상공 회장이 기업의 역사와 정신을 설명하고 있다. 방산업체들의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사진=문형철 기자)

삼덕상공이 군에 납품중인 신형 전투조끼, 미군의 FLC 전투조끼를 한국인의 체형과 장비연동성을 고려해 제작됐다.(사진=문형철 기자)
삼덕상공이 군에 납품중인 신형 전투조끼, 미군의 FLC 전투조끼를 한국인의 체형과 장비연동성을 고려해 제작됐다.(사진=문형철 기자)

■밀리터리 컬쳐로 글로벌 패션시장에 도전한다

삼덕상공은 군·관납 전문 브랜드인 플러스크(PLUSK) 외에도 가방 및 액세서리 브랜드를 런칭하고 있다. 가죽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인기 있는 브랜드들 이다.

특히 케룹(CHERUB)은 군용품에 적용되는 내구성과 군용품 특유의 디자인이 가미된 독특한 제품이다.

두 개의 가죽이 붙는 끝부분을 특수 화학약품으로 처리하는 트리밍 기술은 권총집을 만들면서 보유한 기술이다. 김 회장은 "남성용 서류가방에 사용하는 트리밍 기술은 권총집 테두리에 사용하던 절단과 마감 기술이 접목된 것"이라며 "소 4마리의 가죽을 사용해 한달에 20개 정도만 만드는 소량생산 제품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덕상공은 면세점 사업으로 활동범위를 넓혀 국내 토종브랜드를 글로벌화 하고 있다.

김 회장은 "면세점 사업은 그야말로 우리 토종 중소·중견 제조업체들의 브랜드를 글로벌화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사업이다.
그래서 눈 앞의 수익성보다 천천히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우보천리(牛步千里) 전략으로 세계인이 인정하는 명품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가방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이기도 한 그는 "우리나라 면세점은 대기업이나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각축장이었다"면서 "국내 토종 중소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베이스캠프로서 면세점의 위상을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삼덕상공이 쌓아온 군용품의 견고함과 멋을 세계 패션시장에 알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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