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를 강타한 사상 최악의 폭설이 잠잠해지자마자 이번에는 미국 서부에 기록적인 '엘리뇨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와 연방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는 기상 분석결과 늦어도 2월 초부터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이 엘니뇨 폭풍우 영향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커트 카플란 기상청 기상전문가는 25일(현지시간)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엘니뇨 폭풍우는 현재 세력을 키우고 있다"면서 "2월 초부터 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남부는 엘니뇨 폭풍우 영향권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기상학자 빌 패저트는 "LA에 이달 초 내린 폭우는 엘니뇨의 예고편"이라며 "남태평양 연안의 따뜻한 수온이 북상하면서 비구름이 형성돼 엘니뇨 폭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강우가 쏟아지게 되면 곳곳에서 토사유출과 산사태 등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지난해 여름 대형 산불이 난 지역은 나무가 소실되고 지반이 불안정해 산사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엘니뇨 폭풍우는 5년간 이어지고 있는 가뭄 해갈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상학자들은 전망했다.
한편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 워싱턴DC을 포함한 동부 지역에는 주말새 사상 최대의 폭설이 내려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24일부터 눈이 잦아들면서 본격적인 복구 작업이 시작됐지만, 워싱턴 DC의 연방정부 등 주요행정기관은 업무를 재개하지 못했고, 저지대 해안지역은 대규모 홍수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폭설로 최대 7억달러(약 845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가 예상됐으며, 인명 피해는 28명으로 집계됐다. 폭설과 관련한 교통사고로 13명이 숨졌고, 혹한으로 인한 저체온증으로 2명이 사망했다. 제설 작업 중 안전사고로 사망한 사람도 4명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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