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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백정민 교수 공동연구팀, 수직형 메타물질 광전극 개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01 13:38

수정 2016.02.01 13:38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메타물질 광전극'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햇빛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시광선을 흡수해 물 분해에 활용하는 전극으로 기존에 발표된 자외선 기반의 광전극보다 수소 생산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의 백정민 신소재공학부 교수팀과 이헌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신종화 KAIST(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교수, 이재성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가 참여한 국내 연구진이 태양빛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는 새로운 광전극을 개발했다.

백정민 교수팀이 개발한 광전극을 물에 넣으면 태양빛을 받아들여 수소와 산소로 분리해낸다.

이는 기존에 발표된 광전극과 마찬가지지만 '메타물질'을 활용한 건 처음이며, 메타물질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성질의 인공물질로 전자기파나 빛에 대한 물리적인 성질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 투명망토를 만드는 물질로도 알려져 있다.


이번에 개발한 메타물질 흡수체는 '금속-유전체-금속' 구조를 가진다. 금(Au) 필름을 맨 아래층에 깔고, 가운데 전기를 유도하는 유전체인 이산화티타늄(TiO₂) 필름, 위층에는 금 나노입자를 올린 형태다.

백정민 교수는 "금속-유전체-금속 형태의 수직형 메타구조를 산소 생산용 광전극에 활용한 첫 시도"라며 "태양광의 약 40%를 차지하는 가시광 영역의 에너지 95% 이상을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존 TiO₂기반의 광전극이 흡수하지 못했던 가시광 영역의 태양에너지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메타물질 구조체는 금으로 이뤄진 기판 위에 원자층 증착법(Atomic layer deposition, ALD)을 통해 TiO₂박막을 만들고, 그 위에 금속 입자를 제조하는 방법으로 제조됐다. 이렇게 만든 구조물 안쪽에는 부분적인 전기장이 30배 이상 확대됐다.

이를 적용한 광전극은 기존 TiO₂ 박막 기반 광전극보다 2.3배 이상 크게 증가된 전류가 흘렀다. 전체 전류 중 25% 이상이 가시광 영역의 태양에너지를 흡수한 결과로 나타났다.


이헌 고려대 교수는 "수직형 메타물질 구조체는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 수 있으며 별도의 복잡한 공정도 필요 없다"며 "나노 임프린트 공정을 활용하면 대면적으로 제작하는 것도 가능해 태양에너지로 물 분해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정민 교수는 "이 기술은 앞으로 광전극뿐 아니라 유기물 분해, 유해 성분 감지, 태양전지 등에 응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 이 광전극의 효율 향상을 위해 전하 분리 기술, 부촉매 제조 기술과 나노임프린트 공정을 통한 대면적의 메타구조 제조 기술 실현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단장 이헌 고려대 교수)의 일환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과학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 온라인 판에 공개됐으며 3월호에 출판될 예정이다.

kky060@fnnews.com 김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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