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는 언제 언니처럼 예뻐져요?"
질문을 들은 엄마의 가슴은 무너진다. 인도에 사는 7세 꼬마 안잘리 쿠마리는 선천성 조로증으로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다. 하지만 안잘리는 자신이 보통 사람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만 알 뿐 병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18개월 된 안잘리의 남동생 크샤브도 안잘리와 같은 병을 진단받았다. 조로증 남매의 안타까운 사연을 2일(현지시간) 인도 커버아시아프레스가 페이스북을 통해 전했다.
7세 안잘리는 얼굴에 심한 주름 때문에 몇 십년은 더 나이들어 보인다. 뿐 만 아니라 피부가 늘어나고 탄력이 부족해지는 '피부이완증'까지 앓고 있는 탓에 전신의 피부가 쳐졌다.
신체 기관도 빨리 나이가 들어 관절 통증에 시달리고 있음은 물론 시력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한 살배기 남동생 크샤브 역시 조로증을 진단받았다.
남매는 또래에게 놀림받는건 물론이고 걷다보면 거리의 시선이 모두 이들을 향해있다. 특히 학교에 다니는 안잘리는 아이들로부터 '할머니', '늙은 여자', '원숭이' ,'후나만(힌두교 원숭이 신)'으로 불린다.
어린 소녀 안잘리는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그녀는 "나는 다른 사람들과 얼굴이나 몸, 모든게 다르다. 사람들은 나를 쳐다보고 좋지 않은 말을 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부모는 이들이 치료받기를 간절하게 원하고 있지만, 인도 의사들은 외국에 나가서 치료를 받는 것 만이 희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살림이 빠듯하다.
아빠 사트루간(40) 씨는 세탁소에서 일하며 한달에 4500루피(약 8만원)를 번다. 이중 쿠마리의 치료비는 월 500루피 정도다. 별로 차도가 없지만 다른 치료법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사트루간 씨는 "누군가 나에게 답을 줬으면 좋겠다. 너무 절망적이다.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슬프다. 기적을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큰누나 실피(11)는 어린 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녀는 "동생들이 좋은 교육을 받아서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어른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동생들이 강해지도록 내가 가르칠 거다"라고 전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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