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용 속옷이나 미술 용품으로 위장해 호주로 몰래 들여온 1조 1000억원 어치의 마약이 당국에 적발됐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CNN 등이 보도했다. 압수된 마약은 호주에서 '아이스(ice)'로 불리는 마약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이다. 이번 적발은 호주 압수 기록 전체를 통틀어 역사상 최대 규모다.
호주 당국은 15일 아시아로부터 호주 시드니로 들어온 화물 사이에서 액체 형태의 필로폰 720ℓ를 찾아냈다며 홍콩인 3명 등 4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발견한 물량은 360만명 투약분으로 가격은 12억6천만 호주달러, 한화로 1조 1000억원에 육박한다.
이들은 수천 개의 여성용 속옷을 비롯해 공예용 접착제나 미술용품 세트로 위장돼 숨겨져 있었다. 특히 필로폰이 흔히 '뽕'으로 알려진 여성용 몸매 보정 실리콘 브래지어 안쪽에서 액체 형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호주 당국은 호주 역사상 액체 필로폰 압수 물량으로는 최대 규모이며, 마약 압수기록 전체를 통틀어서도 사상 최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발표에 따르면 당국은 성탄절 등 연말 특수를 노리고 수입된 상품에 마약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수사를 벌여왔다.
마이클 키넌 호주 치안장관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관계기관 합동작전의 성과"라며 범죄자들이 최고 무기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당국은 시드니 내 5개의 저장소를 추적해 530ℓ의 액상 필로폰을 추가로 발견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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