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은 고령화가 주요 원인이지만, 심장혈관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자주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관상동맥 우회술이나 심장결합교정술, 심장이식수술 같은 환자에게도 심방세동이 나타난다.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서순용·강웅철 교수는 관상동맥 스텐트 수술을 받은 심방세동 환자 203명(남성 62.5%, 평균연령 68.3세)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와파린 3가지 약물을 사용한 3중 치료가 기존 2중 치료 보다 효과적이었다고 18일 밝혔다.
기존에는 스텐트 혈전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2가지 약물을 사용한 2중 항혈소판요법이 이용됐다.
서 교수는 환자를 2개 군으로 나눠 비교했다. 1군은 166명(81.8%)으로 2중 항혈소판요법을, 2군 37명(18.2%)에게는 3중 치료법을 처방했다.
평균 42개월이 지난 후 2개 군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주요 심혈관 질환과 심장사 모두 2군이 낮았다.
심혈관 유해질환의 발생률은 1군이 19.3%인데 반해 2군은 2.7%였다. 심장사 발생률은 1군이 11.4%인데 비해 2군에서는 0%였다.
구체적으로 1군에서는 심장사 19건과 심근경색 4건, 목표병변 혈관재생 3건, 스텐트 혈전증 6건, 허혈성 뇌졸중 6건, 주요 출혈 1건이 발생했다.
2군에서는 심장사와 심근경색, 목표병변 혈관재생, 스텐트 혈전증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허혈성 뇌졸중 1건과 주요 출혈 1건만 생겼다. 다만, 와파린 사용 시 의심되던 모든 출혈율에는 차이가 없었다.
서 교수는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은 심박세동 환자에게서 와파린요법을 사용한 결과 출혈의 증가 없이 주요 심혈관 유해질환이 감소됐다"며 "3중 치료법이 주요 심혈관질환과 뇌졸중을 동시에 방지시켜주는 적정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적인 출판사인 스프링거에서 발행하는 학술저널 최근호에 소개됐다.
한편, 심방세동은 무질서하고 매우 빠르게 떨리는 증상을 말한다.
심장은 평상시에는 분당 50~60회 또는 70~80회 정도 뛴다. 하지만 심방세동은 분당 400~600회의 빠르게 뛰고, 이로 인해 불규칙한 맥박을 형성하는 부정맥의 일종이다. 분당 약 300회 정도로 규칙적으로 뛰는 심방조동과는 차이가 있다.
심방세동은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판막 질환, 관상동맥 질환, 고혈압성 심질환, 심부전증, 선천성 심질환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심장의 전기적 신호 이상으로 생기는 만큼 심장 수술 후 초기에 비교적 흔히 관찰된다. 심장수술 환자의 약 절반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젊은 나이에도 심방세동이 발생하는데, 원인은 주로 음주, 스트레스, 과식 등이다. 그 외에 카페인도 주요 원인으로 커피, 콜라 같은 음료 섭취가 많아지면 발생하기도 한다.
심방세동은 뇌졸중,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여러 가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시킨다.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좌심방 안에 혈전을 만들게 된다. 이렇게 생성된 혈전은 이후 분해돼 핏줄을 따라서 여러 장기로 이동해 결국 혈관을 막는다.
강 교수는 "심방세동은 각종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이로 인한 다양한 합병증의 원인이 된다"며 "고혈압 환자에게 쉽게 발생하기 때문에 혈압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예방법이다. 이 외에도 심장 수술을 받았다면 반드시 심방세동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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