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 가사5단독(김태우 판사)은 A씨(44)가 아내 B씨(42)를 상대로 낸 이혼 청구 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고 친권·양육자로 A씨를 지정한다"고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2005년 딸이 태어난 뒤 근무지 이동으로 5년간 가족과 떨어져 지내던 A씨는 사립초등학교 교사인 아내의 양육방식을 몰랐지만 함께 살게 되면서 문제를 느끼고 수차례 개선을 요구했지만 아내가 듣지 않자 부부싸움이 잦아졌다.
A씨는 B씨가 초등학생인 딸을 새벽까지 공부시키고 이를 말리는 자신에게 욕을 하고 폭력을 가했다며 아내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A씨의 주장이 과장됐고 경쟁사회에서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는 것은 부모의 의무로, 사소한 교육관의 차이로 이혼할 수는 없다고 맞섰다.
법원은 A씨가 아내와의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 등을 근거로 A씨의 주장을 상당 부분 사실로 인정했다. 녹취록에는 B씨가 수차례 아이를 새벽 3∼4시까지 재우지 않고 공부시켰으며 "돌대가리야"라는 등 아이를 억압하거나 A씨의 학력이 낮다면서 무시하거나 경멸하는 말이 담겨있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은 자녀 양육 및 교육관이 상당히 달라 앞으로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고 아이는 장기간 이어진 피고의 과도한 교육열을 따르는 것을 상당히 힘들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고가 장기간 피고의 모욕적 언사로 상당히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는 이를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고 이혼을 반대한다면서도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며 "혼인은 이미 파탄됐다 할 것이고 아이의 양육자로 원고를 지정하는 것이 아이의 성장과 복리를 위해 타당할 것으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