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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통합물관리 도입 뒷짐..최악가뭄 대비 서둘러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24 18:16

수정 2016.02.24 18:16

전세계 68%가 통합물관리 시스템 도입하는데..
2008년 물스트레스국 지정.. 대체 수자원 발굴 등 시급
"한국은 통합물관리 도입 뒷짐..최악가뭄 대비 서둘러야"

최근 물 관리 문제가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통합물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최악의 가뭄을 겪으며 통합물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합물관리는 기존의 지역.시설별로 수자원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유역단위로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전세계 68%가 추진 중… 유럽선 27개국이 공동 도입 추진

24일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국가의 68% 이상이 통합물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그 규모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국제연합(UN)은 6차례의 세계물포럼을 개최한 바 있어 이제 통합물관리는 전 세계 물 관리의 패러다임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미 유럽은 1950년대부터 국가별 통합물관리 기반을 마련했고 2000년부터는 27개국이 공동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1964년부터 물 기본법을 제정해 유역 물관리 체제를 처음 도입하고 2차례 개정을 거치며 지역 및 유역 중심의 물관리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하천 수질 악화, 상하수도 서비스 질 저하, 비효율적 물 사용 등의 문제에 대응력을 높였다.


극심한 가뭄으로 수자원 부족문제가 발생했던 호주도 해수담수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서부 퍼스 지역과 남부 애들레이드 지역의 경우 해수담수화를 통해 각각 39%와 41%의 용수를 공급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체 수자원인 해수담수화를 통해 호주가 가뭄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물 관리 중요성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인프라는 열악

우리나라도 최근 물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관련 인프라는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가용 수자원은 1453㎥으로 세계 153개국 중 129위에 그치고 있다. 이른바 '물 스트레스국'이다. 심지어 2008년 이후 매년 가뭄이 발생해 물 부족 위기가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또 연평균 홍수 관련 사망자수가 100만명당 6.8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홍수위험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로 지목됐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보령댐이 바닥을 드러내며 자율 조정 급수까지 고려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자원이 기능.시설별로 계획.관리되고 있어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 중복.과잉투자가 발생하고 지역별 갈등이 심화되며 상.하류 간 연계체계가 떨어진다. 2005년 감사원이 실시한 상수도 개발 및 운영 실태에 따르면, 광역.지방상수도 조정체계 미비로 136개 시군에서 하루에 964만㎥의 물이 낭비되고 있다.

■"컨트롤타워 구축하고 대체 수자원 발굴을"

이때문에 업계에서는 물 관리를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자원 효율적 활용과 대체수자원 확보를 위해 컨트롤타워를 세워 법률체계를 통합하고 정책 연계성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지난해 보령댐 유역이 극심한 가뭄을 겪을 때 금강~보령댐을 연결하는 도수로를 긴급 설치해 가뭄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4대강을 중심으로 통합물관리를 확대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아울러 신규수자원 확보를 위한 해수담수화 도입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해수담수화 도입에 유리하다.
해수담수화 기술은 목표수질 조절이 가능해 다양한 용수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기술 집약 기술로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기 때문에 물 산업 확대와 물 복지 실현 등 '일석이조'의 기술로 평가받는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컨트롤타워 구축, 기존 수자원 활용, 대체수자원 확보 등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신규댐 건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수반되지 않더라도, 많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기후변화에 안전하게 대응하고 소외지역 물 복지를 실현하는 등 미래 물 안전 체계 구축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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