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중국)=조은효기자】"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앞으로도 양국간 경제협력 관계를 굳건히 해나가기로 했다"
주한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의 경제적 보복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극도의 신경전을 벌인 한·중 양국이
27일 '흔들림없는 경제협력'을 약속하며 갈등 봉합에 본격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중국 압박카드로 '사드 배치 검토'를 언급한 지 한 달 보름만의 국면 전환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를 통해 양국 공동의 인프라 사업 투자 방안을 모색하고, 1년 7개월이나 남은 한·중 통화스와프 협정 재연장 논의를 조기에 개시하기로 선언했다.
주요20개국(G20)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상하이 샹그릴라호텔에서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과 별도의 회동을 갖고 "양국간 지금까지의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어떤 상황에도 흔들림없이 앞으로도 양국간 경제협력관계를 굳건히 해나가자"는 메시지를 도출했다. 유 부총리는 앞서 전날엔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와 양자면담을 통해 통화스와프 조기 협상을 논의하는 등 중국 재정·통화당국과 연쇄회동을 벌였다.
유 부총리와 러우 재무장관은 지난해 10월 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 국무원 총리간 정상회담 이후 △상하이 원·위안 직거래 시장 개설 △외국 정부 중 중국 본토에서 사상 첫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발행 성공 △한·산둥성간 협력강화 △증권예탁기관 연계 등 금융인프라 협력 확대 등 후속 조치들이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양측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출범을 계기로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사업을 발굴하고, 두 나라 정책금융기관의 공동투자 사업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세계경제 저성장을 타개하고 금융시장 불안에 대처하려면 G20 차원에서 정책 공조를 강화하고 보다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데 입장을 함께했다. 아울러 글로벌 교역규모 감소 등에 맞서 지난해 말 발효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최대한 활용해 양국 교역을 확대할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중국에서 열릴 한·중 통상장관회의에서 한중 FTA의 이행 및 활용, 무역·통상협력 강화 등을 논의하고, 이를 양국 재무부 차원에서도 최대한 지원키로 했다.
이로써 정치적 관계로 불거진 중국의 경제적 보복 가능성은 수면 아래로 내려간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의 한 관계자는 "통상 양자면담에서는 G20 공통 의제가 주로 논의되기 때문에 이번처럼 (양자간)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한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중 경제관계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사드 협의 문제가 불거지기는 했지만 정치는 정치, 경제는 경제라는 점을 확실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최근 러우지웨이 재정부장이 중국 내 노동개혁 필요성을 제기한 것과 관련, 양측은 노동개혁 추진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 도출이 어렵다는 점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지속적인 노동개혁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함께했다. eh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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