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향배 놓고 혼란 가중
"연내 금리 1.25%까지 올릴 것"
작년 12월 금리인상 후 대졸 실업률 오히려 감소.. 경제회복세 역행 않을 것
"연내 금리 1.25%까지 올릴 것"
작년 12월 금리인상 후 대졸 실업률 오히려 감소.. 경제회복세 역행 않을 것
국제통화기금(IMF)의 '서열 2위'였던 앤 크루거 전 IMF 수석부총재(사진)가 2일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를 1~1.25%까지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루거 전 부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한국무역협회와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미 금리인상 폭은 미 경기회복세에 달려 있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분기별로 25bp(1bp=0.01%포인트)씩 네 번 올려 올해 말에는 1~1.25%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마이너스 금리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비교해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크루거 전 부총재는 미 경제가 이전만큼 세계 경기 회복세를 지원해 주지는 못하겠지만 미국 경제 자체는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금리인상 이후 1월 실업률이 4.9%로 완전고용률(5%) 수준을 보이고 있고, 대졸 실업률은 오히려 2.5%로 감소했다"면서 "미국 경제 회복세가 역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에너지 비용 절감에 따른 가계부채 감소,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임금인상률 등 긍정적인 지표를 강조했다. 크루거 전 부총재는 그러면서 "미 경제는 앞으로도 2.5%대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시간 넘게 이어진 강연 내내 미 경제 회복에 대해 '시장 생각보다 괜찮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다만 유럽, 일본 등 다른 나라 경제가 미국에 미치는 영향이 예전과 달라질 수는 있다고 봤다. 크루거 전 부총재는 "예전에는 미국이 다른 나라 경제로부터 받는 영향이 미미했지만 지금은 유럽과 신흥국 일부의 하방 리스크가 거세다"면서 "다른 나라 위기가 미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크루거 전 부총재는 그러면서 한국이 세계 무역자유화를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개발어젠다(DDA)가 정체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서비스산업 자율화 등 한국 이익에 부합하기 위해 한국이 주도적으로 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재정·통화정책의 운용 여력도 아직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크루거 전 부총재는 통화·재정정책 등 전통적 경기부양책의 약발이 예전 같지 않고 성장동력도 떨어졌다는 질문에 대해 "통화·재정정책 모두 아직 유효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미국의) 단기 상황이 악화될 경우 운용할 수 있는 재정여력이 있다"면서 "정부 지출을 인프라 부문에서 늘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일부 국가에서는 노동시장 규제가 생산성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근본적 성장을 위해서는 노동개혁이 필수적이고 각종 규제도 들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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