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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의 리얼 재테크 수다(4)] "예식 비용만 3000만원? 신혼 재테크 출발은 스몰웨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06 18:12

수정 2016.03.08 10:15

예비신부 한살림씨의 결혼준비
말문 막히는 비용 500명 식대만도 2000만원
예단·예물에만 3600만원..웨딩플래너 견적서에 좌절
선배들의 조언 "아껴라" 서울 시민청 등 관공서 활용
하객 100명 수준으로 줄여..스·드·메는 웨딩페어 활용
[세 여자의 리얼 재테크 수다(4)] "예식 비용만 3000만원? 신혼 재테크 출발은 스몰웨딩"

대규모 연회장에 천장엔 크리스탈 장식, 버진로드(결혼식 때 바닥에 깔린 융단 길)엔 빼곡히 놓여진 백합. 신부입장 배경음악으로는 현악 4중주가 라이브로 흘러나오는 결혼식.

20대까지 내가 꿈꿨던 결혼은 최소 이랬다. 하지만 오늘 웨딩플래너를 만나 받은 견적서와 함께 이 꿈은 산산조각 났다.

"결혼식 예산을 어느정도 생각하고 계세요?" 우선 웨딩플래너의 첫 질문부터 말문이 막혔다. 사실 초호화 웨딩은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버린지 오래지만, 강남의 한번쯤 들어본듯 한 웨딩홀에서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냥, 신혼부부 평균 수준으로 하고싶어요." 쭈뼛쭈뼛 겨우 내놓은 이 대답은 10분 후 곧바로 후회로 돌아왔다.

플래너가 내민 '평균 수준'의 견적서에 적힌 예산은 3000만원. 처음엔 '0'을 잘못 센 것인가 몇번이고 다시 세어봤다.

하지만 곧바로 그의 "결혼식 비용만 평균적으로 3000만원 가량 든다고 생각하심 됩니다"란 말이 나의 의심을 해결해줬다.

[세 여자의 리얼 재테크 수다(4)] "예식 비용만 3000만원? 신혼 재테크 출발은 스몰웨딩"

예비신부 한살림씨
예비신부 한살림씨

■결혼비용 절감은 재테크 출발점

이 말에 우선 내 머릿속에선 계산기가 두드려졌다. 며칠 전 예비신랑과 공개한 서로의 재산이 떠올랐다.

올해 대기업 입사 3년차인 그가 모은 돈은 3000만원, 중견기업 5년차인 내가 모은 돈 4000만원을 합하면 7000만원.

서울 시내에 전셋값으론 턱없이 부족하지만 양가 부모님의 도움과 은행 대출을 합하면 작은 전세집은 구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에 예상치 못한 3000만원이란 결혼식 비용이 등장한 것이다.

우선 견적서를 훑어보기로 했다.
불필요한 내역을 제외해보자는 생각에서다. 우선 하객은 양가 모두 개혼(開婚)인 것을 고려해 250명씩 정도는 필요했다. 총 500명의 식대와 부대비용을 합한 웨딩홀 비용만 이미 2000만원을 넘었다.

그가 내민 또 다른 견적서엔 예단과 예물을 할 경우 600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 적혀있었다. 대한민국 예비 신혼부부가 예단·예물에만 3600만원 이상을 쓴다는 것에 또 한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 순간 얼마전 결혼한 선배의 "결혼식 그거 순간이다. 차라리 그 돈을 모아 집사는데 보태는게 현명한 거야"란 조언이 떠올랐다.

현재 우리 전재산 7000만원의 절반을 결혼식에 할애할 수 없다는 데 마음을 굳혔다.

마음을 다잡고, 앞에 앉은 웨딩플래너에게 물었다. "1000만원 이하로 결혼식 예산을 잡고싶어요."

■관공서 ·웨딩페어를 노려라

웨딩플래너가 결혼식 비용을 줄이기 위해 찍어준 가장 먼저 결정해야할 항목은 하객수와 장소다.

작년 말 일명 '작은 결혼식'으로 300만원의 예산을 썼다는 친구의 말도 떠올랐지만 양가 부모님의 초청 리스트를 생각해 최소한 하객 100명은 필요한 상황. 하객을 100명으로 대폭 줄이고 장소를 관공서 위주로 살펴봤다.

그가 추천해준 장소는 서울시청의 시민청과 청와대 사랑채였다. 시민청 대관료는 6만6000원에 불과했다. 일반 웨딩홀도 잔여타임이나 비수기에 예약 경우 최대 30~40%의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단 설명이었다.

하지만 10만원도 채 하지 않는 가격에 끌려 시민청으로 결정했다.

이후 결혼식 핵심 패키지인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로 눈을 돌렸다. 드레스를 직접 구매하고 화장을 직접 하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스드메는 인생 한번 뿐인 결혼식을 위해 과감히 선택하기로 했다.

스드메는 비수기를 따지는 것보다 1년에 2~3회 진행되는 웨딩페어 활용을 추천받았다. 그는 웨딩페어 현장에서는 평소 업체에 직접 방문해 이용하는 것보다 30~40% 할인된 가격을 제공하고, 서비스 업그레이드 혜택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신혼여행지도 필리핀 보라카이로 결정하고 나니, 유럽보다 200만원 가량 예산을 줄일 수 있었다.

잠시후 두번째로 받아든 견적서는 한결 내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우선 총 비용에서 '0'이 하나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예단·예물을 과감히 생략하는 대신, 100만원대 커플링을 끼는 것으로 결정하니 총 800만원 대의 결혼 예산안이 짜여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준비해야 할 혼수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백화점, 마트 등보다 웨딩페어 현장에서 계약하면 10~30%의 추가 할인을 제공하니 잘 활용하라는 팁이었다.

상담을 마친 후 내 손에 쥐여진 총 2장의 결혼 견적서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러곤 다짐했다. 결혼식에서 아낀 2000만원이 결혼 후 재테크의 소중한 밑천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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