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공정 기술력이 용량 키워
국내 3대 통신사 중 한곳인 KT의 황창규 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시절 이른바 '황의 법칙'으로 유명했습니다. 황의 법칙은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이론입니다. 실제로, 그가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던 1999년 이후 삼성전자는 매년 메모리 용량을 2배 늘린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개발해 지금까지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반도체 메모리 용량의 획기적인 발전은 바로 미세공정 기술력에 달려 있습니다. 반도체 미세공정은 반도체 칩 회로의 선폭을 줄여 더 작고 세밀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즉, 반도체의 크기를 줄일수록 웨이퍼(모래에서 추출한 실리콘판)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지요. 미세공정 기술이 발전할 수록 원가 감소와 생산성 증대 효과가 커져 반도체 제조사의 수익 개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한국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절대강자 지위를 유지하는 것도 바로 미세공정 기술력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D램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경우 작년 4.4분기 국산 점유율은 무려 74%(D램 익스체인지 조사)에 달합니다.
이는 D램 시장의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세공정 기술이 미국, 대만 등 경쟁사들을 압도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2010년 세계 최초로 3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머리카락 10만분의 1)급 D램을 양산하고, 2011년에는 20나노대(28나노) 시대를 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2014년 3월에는 세계 최초로 20나노(2z) D램을 양산하며 반도체 실적이 고공행진중입니다. SK하이닉스도 작년 3.4분기 20나노 D램 생산에 들어가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습니다.
10나노대 D램 시대도 한국 기업들의 몫입니다. 삼성전자가 이르면 올 상반기에 18나노 D램 양산을 선언한 상태입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도 최근 언론에 "내년 초 10나노대 D램을 양산하겠다"고 밝히면서 반도체 미세공정의 새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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