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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터줏대감' 아트라스BX 자진상폐 추진.."상장실익 없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07 15:27

수정 2016.03.07 15:58

코스닥 최장수 기업 아트라스BX(구 한국전지)가 자진상장폐지를 추진한다. 거래량이 미미하고 주가도 박스권에 갇혀있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상장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회사 측이 산출한 공개매수 가격이 지나치게 저평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지분 확보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트라스BX는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매수물량은 최대주주 등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 전량인 630만1315주(발행주식의 68.87%)이며, 공개매수가는 주당 5만원이다. 매수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다.

지난 1996년 코스닥 개장과 함께 상장한 아트라스BX가 20년만에 상폐를 추진하는 것은 거래량이 미미하고 주가도 박스권에 갇혀 있어 사실상 상장으로 얻는 실익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배터리 사업의 특성상 유연한 의사결정 체제를 확립하는 것도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선 자진상폐가 매각 및 합병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은 자동차 환경 변화에 맞춰 빠르게 바뀌어야 하는데 상장사는 빠른 의사결정이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인식됐다"며 "특히 주가도 큰 변동이 없었기 때문에 환금성을 높여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대주주가 총 발행주식수의 95%를 확보해야만 자진상폐가 가능한 유가증권 시장과 달리 코스닥은 자진상폐와 관련한 명확한 규정은 마련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유가증권과 비슷한 규모인 9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자진상폐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트라스BX의 최대주주는 지분 31.13%(284만8685주)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로는 KB자산운용(9.68%), 페트라투자자문(6.29%) 등 기관투자자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실상 이들 기관 중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가는 셈이다. 회사 측은 사전에 기관들과 공개매수와 관련 사전 조율이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수직상승한 주가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이 회사는 전 거래일보다 21.87% 오른 4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재 주가가 사실상 공개매수가인 5만원에 동등해진 셈이다.

일각에선 공개매수가격이 지나치게 낮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금성자산만 2000억원 이상에 달하는데다 매해 영업이익도 꾸준히 600억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 측 지분을 제외하고 공개매수를 통해 잔여지분 전량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예상 매입가는 315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에 일부 소액주주들이 조직적으로 공개매수 반대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난해 자진상폐를 결정한 코스피 상장사 도레이케미칼은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2차 공개매수까지 실패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아트라스BX 주가는 단 한번도 5만원 근처라도 도달한 적이 없었다"며 "주식가치가 높이 평가되지도 않았고 주식이 거의 변동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른 공개매수 사례보다는 적정금액을 책정했다"고 언급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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