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원조교제하다 강도당한 경우도 신상공개...헌재 "7:2 합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09 13:46

수정 2016.03.09 13:46

이른바 '원조교제'를 하려다 강도를 당한 성매수자의 신상도 공개하도록 한 '성범죄처벌법' 규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성폭력범죄처벌에 관한 특례법(성범죄처벌법)' 제42조1항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0조 1항이 위헌이라며 회사원 A씨가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합헌) 대 2(위헌)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3년 3월 부산의 한 모텔에서 당시 15세인 B양에게 12만원을 주고 성관계를 가졌다. 하지만 성관계 이후 태도가 돌변한 B양은 친구들을 동원해 A씨를 감금, 금품을 빼앗으려 했다. B양은 그 전에도 같은 수법으로 여러차례 강도범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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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B양이 경찰에 적발되면서 성매수 사실이 드러난 A씨는 재판에 넘겨져 벌금 20만원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시간 이수명령이 확정됐다. B양 역시 강도상해죄로 징역 장기4년, 단기3년6월을 선고 받았다.

이후 신상공개 대상자가 된 A씨는 '상대방을 유인하여 성매매를 한 후 강도범행까지 한 경우에도 성매수남의 신상만 공개하도록 한 법률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그러나 헌재는 "청소년 성매수죄는 청소년의 심신을 병들게 하는 부당한 성적 착취"라면서 "신상정보를 보존·관리하는 것은 정당한 목적을 위한 적법한 수단"이라고 판시했다.


아울러 "개별 범죄의 유형이나 불법성을 구별하지 않았다고 해서 불필요한 제한이라 볼 수 없다"면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된다는 자체로 사회복귀를 못 하거나 전과자라는 사회적 낙인이 찍히는 것은 아니므로 침해되는 사익은 크지 않고, 반면 등록조항을 통해 달성되는 공익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또 범죄피해자가 된 성매수자까지 일률적으로 신상정보 등록대상에 포함시켰다고 해서 평등권을 침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이에 대해 김이수, 이진성 재판관은 "청소년 성매수죄는 재범 방지를 주요한 입법목적으로 삼고 있음에도 신상공개 대상 선정과정에 '재범의 위험성'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면서 재범의 위험성이 없고 벌금형 등 불법성이나 책임이 가벼운 경우에도 등록대상자로 삼는 것은 '침해 최소성의 원칙 위반'이라는 반대의견을 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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