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4차 산업혁명' 새로운 물결이 온다] '작은 센서' 하나가 기업 성패 가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13 17:40

수정 2016.03.13 22:29

중장비에 센서 단 캐터필러, 업황 악화 속 나홀로 성장
한국, 기존 산업질서에 매몰.. 규제 중심 정책도 바뀌어야
정보통신기술(ICT)과 제조업의 융합을 통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18세기 증기 동력화를 기반으로 한 1차 산업혁명과 20세기 초반 전력과 노동분업을 통한 2차 산업혁명, 그리고 1970년대 이후 인터넷 범용화를 통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맞서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 정부와 기업들은 미래시장 선점에 나섰지만 우리 기업과 정부 정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본지는 4차 산업혁명을 기회로 맞기 위해 넘어야 할 난관들을 짚어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4차 산업혁명 새로운 물결이 온다'라는 주제의 기획시리즈를 6편에 걸쳐 준비했다.

['4차 산업혁명' 새로운 물결이 온다] '작은 센서' 하나가 기업 성패 가른다

글로벌 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도태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과 제조업이 융합된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기존의 산업 영역과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새로운 미래시장이 다가왔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기존 전통 산업질서에 매몰된 '기업가정신 퇴보'와 '규제 중심의 정부정책'이 새로운 경제질서 흐름을 가로막는 폐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현 정부에서 출범한 미래창조과학부의 차관을 지낸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은 13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3차 산업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기업은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윤 원장은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강해 3차 산업혁명까지는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잘해왔지만, 지금 4차 산업혁명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생존의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경영사고 전환과 혁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은 현재의 모든 산업에 센서와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진행 중이고, 이는 거부할 수 있는 흐름이 아니다"라며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현주소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원장은 중장비 산업의 국내 두산인프라코어와 미국 캐터필러의 사례를 설명했다.

윤 원장은 "세계 건설경기 둔화로 대부분 중장비 업체들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두산인프라코어도 마찬가지지만 캐터필러는 최근 오히려 매출과 수익이 더 늘고 있다"며 "그 답은 캐터필러가 중장비 안에 센서를 장착해 4차 산업혁명을 실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캐터필러가 진행하고 있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고, 이를 제때 실행하지 못하거나 거부하는 기업은 결국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산업질서에 안주하는 기업 경영자들의 안이한 인식과 신성장동력의 유입을 가로막는 정부의 규제를 하루빨리 걷어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하나의 기업이 제조·유통·레저·금융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경영방식이 부상하고 있지만 새로운 틀에 도전하려는 기업가정신의 부재와 규제 중심의 정책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영역의 대변화는 금융권에서 실시하는 기업평가에도 대대적인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기업경영에 핵심요소인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평가도 산업영역의 변화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러나 산업의 개념 변화와 이에 따른 기업평가방식에 대해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금융권에서도 선제적인 준비가 없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이주완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 경영진은 여전히 선진기업들의 행보를 뒤따라가는 현실 안주적인 상황에 있고 정부의 규제 정책도 시대흐름에 뒤처져 있다"면서 "산업 개념이 뒤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산업 코드 기준에 맞춰 여신한도와 신용등급을 따지는 점도 빨리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김미희 기자 김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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