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 9단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간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대국자들은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대국 초반은 2국 때와 동일한 형태의 포석으로 진행됐다. 흑을 쥔 알파고는 첫 수를 우상귀 화점에 놓았고 세 번째 돌은 좌상귀 소목을 뒀다. 이에 맞선 이 9단은 좌하귀 화점에 이어 우하귀 소목에 놓으면서 2국과 같은 흐름으로 전개됐다.
11수까지 2국과 동일한 바둑을 두던 알파고는 이 9단이 먼저 수순을 바꿔두면서 착점을 바꿨다. 이 9단은 초반에 상변을 침투하며 알파고를 압박했지만 알파고는 단단하게 지키면서 우변 전투에서 이득을 취했다. 이 9단은 불리한 형국을 타개하기 위해 중반에 들어서면서 중앙 싸움에 집중했다. 중앙과 상변에 걸쳐 알파고가 만들어놓은 막강한 세력에 이 9단은 중앙을 삭감하면서 알파고를 공략했다.
이 9단의 파상 공세에 알파고는 경기 중반 이후 이해할 수 없는 무리수를 남발했다. 알파고는 이 9단의 연이은 공격으로 생긴 중앙의 약점을 보강하지 않고 좌하귀에 뜻밖의 끼우는 수를 두는 등 무리수를 뒀기 때문이다. 해설을 맡은 홍민표 9단은 "알파고가 연이어 두 차례 악수를 두며 엄청난 손해를 봤다. 알파고가 특이한 감각을 가지고 있었고 지난 대국에서 일리가 있는 수를 뒀지만 이번 만큼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9단은 전날 열린 제3국에서 176수 끝에 알파고에 불계패를 당해 3연패로 무너지면서 4, 5국 승부 결과에 관계없이 알파고의 최증 승리가 확정됐다. 하지만 이 9단은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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