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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UNIST 교수팀, 나노다공성 금 제조 공정 개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23 10:49

수정 2016.03.23 10:49

UNIST 신소재공학부의 곽은지 연구원(왼쪽)과 김주영 교수(오른쪽)이 연구실에서 활짝 웃고 있다.
UNIST 신소재공학부의 곽은지 연구원(왼쪽)과 김주영 교수(오른쪽)이 연구실에서 활짝 웃고 있다.

새의 뼈 구조를 모방한 가볍고 단단한 소재가 UNIST 교수팀에 의해 개발됐다.

나노 크기의 구멍이 무수히 뚫린 '나노다공성(nanoporous) 금'에 단단한 성질을 더한 것으로 표면적이 넓어 반응 효율이 좋은 나노다공성 물질의 활용도를 더 높일 전망이다.

23일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 정무영)에 따르면 신소재공학부 김주영 교수팀은 고강도?초경량의 성능을 보이는 나노다공성(nanoporous) 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물질은 속이 꽉 차있는 금에 비해 2배 단단하고, 30% 수준으로 가볍다.

연구결과는 나노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21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김주영 교수는 "나노다공성 금은 일반적인 금에 비해 표면적이 10만 배 이상 넓고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며 인체에 무해한 소재"라며 "이번 연구로 쉽게 부서진다는 약점을 극복한 만큼 다양한 분야로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은 100 나노미터(㎚, 1㎚=10?분의 1m) 이하의 크기에서 금 본연의 광택을 잃고 검은색을 띤다.

이 때문에 '블랙골드(black gold)'라고도 불리는데, 이번 연구로 블랙골드가 다공성 구조를 가지며 강도와 내구성도 갖추게 됐다.

다공성 물질은 크기에 비해 표면적이 넓어 반응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구멍이 많아지면 강도는 약해져 다양하게 활용하기 어려웠다.

김주영 교수팀은 나노다공성 금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볼밀링(ball milling)' 활용했다.

볼밀링 공정은 대상 물질을 쇠공과 함께 회전시키는 공정인데, 쇠공과 합금이 부딪히면서 강도가 높아진 것이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곽은지 UNIST 신소재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금과 은의 합금에 볼밀링 기술을 적용해 강도를 높인 뒤, 질산으로 반응성이 높은 은만 녹여내는 디얼로잉(dealloying) 공정으로 다공성 구조를 만들었다"며 "질산의 농도와 온도를 조정하면 구멍의 크기도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한 나노다공성 금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한 덕분에 전기전도도가 높고 화학적으로 안정한데다 생체에도 적합하다.

게다가 다공성 구조가 가지는 넓은 표면적 덕분에 반응 효율도 높다. 이 물질 표면에 다양한 재료를 코팅하면 여러 기능을 가지는 소재로도 활용 가능하다.


곽은지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나노다공성 금 제조법은 다양한 금속에 적용 가능하다"며 "수소 센서에 활용되는 팔라듐이나 자동차에서 촉매로 쓰이는 백금 등의 크기는 줄이고 성능을 더 높이는 기술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영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로 나노다공성 재료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소자로 설계하는 것도 가능해졌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3차원 나노 구조 다기능 복합재료를 개발하고 다양한 소자에 적용할 예정"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ERC, 센터장 서울대학교 권동일)과 KIST-UNIST 융합 신소재 연구센터(KUUC, 센터장 KIST 정병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kky060@fnnews.com 김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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