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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는 풍요의 상징? AI와 경쟁하는 시대 온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24 16:44

수정 2016.03.24 16:44

알파고 같은 AI의 등장으로 사무직도 일자리 위협받아
교육·의료 비용 올라가 소득 불평등 심화 가능성도
기계는 풍요의 상징? AI와 경쟁하는 시대 온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대결에서 4국을 이기며 세간의 큰 관심을 끌었다. 지난 1997년 체스, 2011년 퀴즈쇼에 이어 바둑에서까지 인공지능이 인간 최고의 두뇌를 꺾으면서 진정한 사고력을 갖춘 기계가 등장하리라는 앨런 튜링의 예언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과연 인간처럼 사고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한다는 것이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또 우리는 이를 통해 어떤 혜택을 얻게 되고 어떤 문제들을 마주하게 될까. 산업혁명 이래 기계는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해왔다. 기계는 대부분의 경작을 진행하고 공장의 컨베이어 라인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많은 것들을 만들어내며 가정에선 자질구레한 가사를 돕고 있다. 우리는 이에 대해 큰 의문을 갖지 않았다. 교육받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피하려고 하는 무식하게 힘을 쓰거나 단순 작업을 반복하는 일을 기계가 대신하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사업가이자 컴퓨터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25년 이상 매진해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공지능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인간을 뛰어넘는 로봇의 등장이 생산과 소비를 아우르는 우리의 경제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상세히 그려내고 있다.

로봇의 부상 마틴 포드 / 세종서적
로봇의 부상 마틴 포드 / 세종서적


우리는 글을 쓰는 것은 인간 고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기사를 작성하는 소프트웨어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포츠, 비즈니스,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자동화된 기사를 쏟아내고 있으며 15년 이내엔 뉴스 기사의 90% 이상을 작성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공지능의 진화와 그것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상황을 종합해볼 때 인류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될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책은 미국의 실례를 들고 있지만 저자가 지적하는 소득 양극화의 심화와 중산층의 빈민화는 비단 미국에서만 나타나는 문제는 아니다.

저자는 앞으로 미래의 근로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해왔던 기존의 모든 충고는 대부분 쓸모없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교육을 받고 기술을 습득함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찾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다. 인류가 이같은 현상을 꿰뚫어보고 대응책을 찾지 못한다면 경제는 '퍼펙트 스톰'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한마디로 인공지능의 놀라운 진화로 인해 노무직이건 사무직이건 할 것 없이 우리는 일자리를 잃게 될 위험에 처해 있으며, 예전처럼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더라도 계층의 사다리를 타고 더 나은 일자리를 갖게 된다는 전망도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직까지 정보기술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교육, 의료 같은 분야에서도 비용이 폭증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타격을 입게 되고 이에 따라 소득의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소비자 경제 자체가 와해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은다.

저자는 기존의 안일한 사고에서 벗어나 로봇과 인공지능이 초래한 미래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고 대처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본소득 보장제도를 제안했다. 기계의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된 사람들에게 일정 수준의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나 지급 규모는 최소한으로 정해 먹고살기엔 충분하지만 안락한 생활을 누리지는 못하는 정도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이 제도가 근로 의욕을 꺾어선 안되며 최대한 생산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로버트 스키델스키 영국 워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비관주의자들은 기술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이제까지는 그들이 틀렸다.
그러나 저자는 오늘날의 자동화 기술이 과거의 기술혁신보다 훨씬 더 파괴적일 것임을 선명히 보여준다"며 이 책의 주장을 지지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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