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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의 '관계적 시간'..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 작가 특별전

이다해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01 17:23

수정 2016.04.01 17:23

낯선 곳에서의 '관계적 시간'..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 작가 특별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에서 창작 활동을 했던 한국 작가들의 특별전 '관계적 시간'이 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개막했다.

라익스아카데미는 1870년에 월렘 3세가 세운 왕립학교를 전신으로 약 60개의 스튜디오 및 5개의 프로젝트 룸, 도서관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는 2005년부터 라익스아카데미와 약정을 체결을 통해 매년 2~3인의 한국 작가를 선정,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고 참가 예산을 2년간 지원하고 있다.

예술위는 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와 10년간 교류하며 총 13명의 작가를 배출했다. 이번 전시는 레지던시에 참여했던 작가 중 김성환, 손광주, 임고은, 오민, 진시우, 배고은, 안지산 등 총 7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은 레지던시 기간동안 개별 창작공간을 제공받아 창작활동을 하면서 해외 큐레이터, 평론가 등과 교류 기회를 가졌다. 회화, 영상, 설치 작품 등 약 30여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배고은 'for the thumb and the big toe'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배고은 'for the thumb and the big toe'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전시 제목인 '관계적 시간'은 작가들이 낯선 시·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작품에 대한 시각이 어떻게 확장되고 구현됐는지 보여준다는 의미로 정해졌다.


김성환 작가는 2004년 이후 2년 동안 라익스아카데미에서 함께 작업했던 작가 니나유엔과의 협업작품을 선보인다. 유엔은 일러스트레이터, 카메라 오퍼레이터, 배우, 성우, 김성환의 아이디어와 저작(authorship)을 자신의 것으로 번역하고 변형시키는 작업을 했다. 유엔이 재연한 김성환의 스토리와 아이디어들은 아카이브, 책, 비디오, 설치, 네러티브 필름의 형식으로 완성된다.

임고은 '연작 외부세계가 변해서...'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임고은 '연작 외부세계가 변해서...'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손광주 작가는 라익스아카데미에서 겪었던 경험을 창작을 위한 자발적 감금의 상태로 해석했다. 제한된 시간과 한정된 공간 안에서 창작자의 고통과 해방의 의미를 작품에 담았다.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곤돌라에 갇힌 인물, 되풀이되는 이야기와 틀에 박힌 캐릭터의 해방에 대한 희망, 어떤 논문을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여성 연구원의 하루 등 각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 혹은 이미지들은 모두 일종의 감금 상태로 표현된다.

임고은 작가는 영화에 대한 시적인 분석과 함께 테크니션들과의 협업으로 매체 영역을 실험 영화에서 영상 설치 작업으로 확장시킨다. 오민 작가는 악보를 분석하고 악보 속 문자기호들을 오브제, 색, 패턴, 질감, 소리 등 장면을 지각하는 데 필요한 시청각적 기호로 전환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연주자에 의해 분석되고 해석된 문자 기호들을 그 구조에 기초해 일종의 다이어그램으로 재구성한다.

진시우 작가는 작품은 개인의 삶, 예술, 정치적인 문제를 포함한 까다로운 질문들을 시적으로 다루었다.
배고은 작가는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통제와 불협화음에 관심을 갖고 관련된 스토리텔링을 비디오, 오브제, 퍼포먼스 등으로 구현한다. 안지산은 2014년 라익스 레지던시 기간에 접했던 네덜란드 작가 바스 얀 아델(Bas Jan Ader)의 작업과 삶에 대한 단상을 모티브로 작품을 선보인다.


한편 전시와 관련해 국내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포럼이 2일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다. 전시는 6월 19일까지.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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