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인지 지난 3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된 선거부정사범은 776건으로 이 중 120건 고발조치, 31건 수사의뢰됐다.
각 지역 후보들의 측면 지원에 나선 여야 지도부는 선거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5일에도 '흙수저 고착화' '몽니로 법 위에 군림' 등 비방을 쏟아내며 비난전에 몰두했다.
전국을 누비며 후보 지원 유세 '광폭행보' 중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대전을 찾아 "새누리당이 밉다고 운동권 정당에 표 주면 안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운동권 정당'으로 규정한 뒤 "야당이 승리하면 우리 후손들에게,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며 보수 표심을 자극했다.
19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자 대전 유성을 지역에 출마한 더민주 김상민 후보를 향해서는 "여야가 어렵게 합의한 법안조차 몽니를 부리며 법 위에 군림했다"며 맹폭을 퍼부었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충남 아산시를 방문해 "새누리당에 표를 주면 '흙수저'는 영원히 금수저를 가질 수 없는 사회로 고착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로를 향한 비방 수위는 연일 높아지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4일 김종인 대표에 대해 '세금폭탄 전도사이자 국민연금 파괴자'로, 지난 3일에는 '영감'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야권 단일화와 관련 더민주의 국민의당을 향한 연대요청을 "집적거린다" "건드린다" 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쓰기도 했다.
김종인 대표와 새누리당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의 설전도 일각에서는 '할배 배틀'이라고 불릴 정도로 일정 수위를 넘어섰다. 강 위원장이 김 대표의 고유 브랜드인 '경제민주화'를 포퓰리즘이라며 포문을 열자 김 대표가 "그 사람은 헌법도 안 읽어본 사람"이라고 받아쳤다. 더민주 주진형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은 지난달 30일 강 위원장을 '집에 앉은 노인' '허수아비'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국민의당도 권은희(광주광산을) 후보의 '박근혜 대통령 저격' 풍자 포스터도 문제가 됐다. 안철수 대표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수습에 나섰지만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권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패러디한 포스터를 올렸는데, 포스터에는 "박근혜 잡을 저격수, 권은희. 다음은 국보위 너다"라고 쓰고 군복 차림의 권 후보가 총을 겨눈 모습이 담겨 있었다. 현직 대통령을 향한 저격 운운한 것도 문제지만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은 현지에서 공수부대를 연상시키는 선거포스터 자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 사무총장은 "이번 선거는 늑장, 막장, 난장 선거"라며 "늦은 선거구 개편으로 선거 스케줄이 지연된 상황에서 공천까지 계파갈등으로 얼룩지면서 차분한 정책 경쟁보다는 '이슈 터트리기'식 경쟁으로 왜곡됐다"고 꼬집었다. 이 사무총장은 "총선을 예비선거, 대선전초전 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한 정치권의 인식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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