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계령에도…쏟아지는 실언들
이번 선거가 정책대결보다는 여·야, 여·여, 야·야 등 대결구도에 매몰되면서 아직 불이 붙지 않았을 뿐 실언성 발언은 연일 쏟아지고 있다.
6일에도 전북을 찾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김 대표가 이날 전북 전주의 정운천 후보 지원 유세 중 "여러분들은 배알도 없나. 전북도민 여러분 정신 차리시라"고 하자 더불어민주당이 김 대표의 공식 사과를 요청하며 강력 반발했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전북을 얼마나 무시하면 이런 막말을 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히다"라며 "새누리당이 그렇게 잘해서 대구와 부산경제가 침체에 빠져 있나"며 받아쳤다.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 무소속 의원들과의 격전이 치러지고 있는 대구에서는 친박계 조원진 의원이 지난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에 선물 보따리를 준비하고 있다"며 남부권 신공항 건립을 시사해 논란이 됐고, 최경환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당 이상일 후보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서 "경제부총리 '전관 예우'를 발휘하겠다"는 실언성 발언을 내뱉었다.
더민주 역시 막말 논란에서 비켜가지 못했다. 주진형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은 지난달 30일 새누리당 강봉균 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해 "집에 앉은 노인" "놀고 있는 분을 얼굴마담으로 쓴다" "완전 허수아비" 등 독설을 했다.
국민의당도 권은희 의원의 "박근혜 잡을 저격수, 권은희지 말입니다. 다음은 국보위 너다"는 문구가 쓰인 선거 포스터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 "표 떨어질라"…몸 낮춘 與野
막말이나 실언 등 한끝 실수가 선거 막바지 초대형 태풍으로 작용해온 사례는 상당수다. 더민주는 유독 노인폄훼 관련 사건이 많았는데, 2004년 총선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60~70대 노인분들은 투표 안 하고 집에서 쉬셔도 된다"는 발언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이 발언은 탄핵 역풍으로 힘겨워했던 한나라당을 단숨에 기사회생시켰고, 2012년 총선 때 김용민 통합민주당 후보의 "노인네들이 시청에서 시위하지 못하도록 시청역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면 된다"는 막말은 당시 격전지 10여곳이 새누리당에 넘어간 계기가 됐다.
2012년 대선에서도 이정희 당시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가 한 토론회에서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려고 나왔다"는 발언도 보수표 결집에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인지 여야는 논란거리에 즉각 사과를 하며 몸을 최대한 낮추는 모습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권 의원 포스터 논란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더민주도 주 부실장의 막말 논란에 "앞으로는 용어 선택에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며 사과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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